강수연 집행위원장 "BIFF 관객감소 예상한 일..태풍엔 절망"(인터뷰①)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집행위원장 인터뷰

부산=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10.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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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사진=이동훈 기자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반환점을 돌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이제야 한숨을 돌렸다는 강수연(50) 집행위원장은 "영화제가 끝나봐야 어떤 소감이든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원조 월드스타로, 우아한 여배우로 사랑받아 온 그녀는 지난해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란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지만, 2년 전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싼 시와의 갈등 이후 내내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영화제 정관 개정과 민간 이사장이 이끄는 사단법인으로의 개편, 한국영화계 보이콧 사태와 영화제 개막 하루 전 해운대를 쓸어버린 태풍까지. 우여곡절도 이런 우여곡절이 없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18회 태풍 차바가 해운대를 덮쳤던 영화제 개막 전날, 물에 잠긴 비프힐을 바라보며 절망했다는 그녀는 아직까지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부산영화제가 열리지 않을까봐 가장 불안했던 사람이 자신이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는 지켜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바로 '아시아 영화의 발굴과 지원, 교육과 비전'이라는 21살 부산국제영화제의 기조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한 푼도 없이 영화제를 열어야 하는 상황까지 가정했다. 개막식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지켜오던 기조에 대해서는 하나도 양보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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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사진=이동훈 기자


-드디어 만날 시간이 났다. 우여곡절 끝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렸고, 이제 폐막이 다가오고 있다.

▶영화제가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가장 한가한 시간이다. 한숨 돌렸다. 도저히 시간이 안 나더라. 아직은 어떤 기분인지 모르겠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뿐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개막 전날인 지난 5일 태풍 차바의 피해도 직접적으로 입고 말았다. 스케줄도 전면 조정해야 했는데 그럼에도 비교적 무리없이 일정을 진행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너무나 마음을 졸였다. 개막 전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절망적이었다. 새벽에 호텔 문 앞이 흔들리는 거다. 바로 해운대로 뛰쳐나갔다. 비프빌리지가 다 물에 잡기고 휩쓸렸더라. 더 이상 피해가 있으면 안 되니까 바로 인력을 투입해 철거했다. 영화제는 두 번째고, 바닷가 이용하는 분들, 시민에게 피해가 갈까 더 걱정이었다. 그 때문에 비프빌리지 야외무대, 스폰서 부스 모든 것들이 날아갔다. 마음이 어땠겠나. 개막 전날 저녁 모두 옮기고 밤을 세워 급박하게 스케줄을 옮겼다. 무리 없어 보였다면 다행이다. 아직까지 힘들다.

-올해 민간이사장이 이끄는 사단법인 체제의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으로 이끌게 됐는데. 변화가 실감 나는지.

▶정관을 개정하고 이 체제로 오기까지의 과정은 더 설명해 무엇하겠나. 하지만 사실 영화를 보는 관객 입장에선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엄청난 변화다. 아직 자리잡지 못한 혼란이 있다. 민간이사장 체제 사단법인이 되며 자체적으로 영화제를 운영하고 유지해야 하는 만큼 책임도 따른다. 하다못해 의전까지, 예전에 신경쓰지 않았던 아주 세세한 문제까지 책임지고 해나가야 한다. 적응하고 노력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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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사진=이동훈 기자


-포럼에서도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에 대한 생각, 향후 계획 등을 듣고 싶다.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은 물론이다. 저뿐 아니라 영화제 모든 식구가 공감하고, 탄원에 동참했다. (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6일 진행될 1심 선고 공판에 앞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항의하고 이용관 전 위원장의 명예회복을 위해 뜻을 함께 하는 영화인들과 공동으로 탄원서를 준비하고 있다.) 한데 재판이 진행중이라 굉장히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걱정스럽고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이용관 위원장뿐 아니라 4명의 영화제 식구들이 이 재판에 계류 중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재판의 결과다. 비상대책위 영화인단체 중 4개 단체가 아직 영화제 보이콧을 유지하고 있고 1개는 유보하고 4개는 철회하는 등 서로 입장도, 원하는 것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모두가 큰 틀에서는 영화제에 대한 애정이 있고,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원하며, 5명의 명예회복을 원한다는 것은 같다고 생각한다.

-보이콧 사태의 연장선상에서 감독, 배우의 참석이 줄었고 관객도 줄어들었다.

▶영화제가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이제껏 싸웠다. 이 또한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결론은 같다. 영화제에 대한 애정을 보내고 영화제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영화제를 열 수가 있다. 다들 입장이 다른 이유가 있다. 그 모두를 100% 존중한다.

관객 감소는 예상했던 부분이다. 예산이 줄어었으니 상영관 규모나 수가 줄 수밖에 없다. 사업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고, 그것이 어느 한 부분만 줄여서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극장 사정 탓에 전체적인 관객은 줄 수밖에 없다. 광복동 극장을 전혀 못 쓰고 해운대 쪽도 상영 회차가 줄었다. 거기에 태풍에 김영란법 시행까지 악재가 꽤 있다. 굉장히 크게 관객이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희가 걱정했던 것만큼 감소폭이 크지는 않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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