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김현수 "올 시즌은 도전한 시즌.. 10점 만점에 5점" (일문일답)

인천국제공항=김동영 기자 / 입력 : 2016.10.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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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현수. /사진=김동영 기자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타격기계' 김현수(28)가 금의환향했다. 성공적인 빅 리그 첫 해를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현수는 올해는 도전하는 시즌이었고, 10점 만점에 5점을 주겠다는 말을 남겼다.


김현수는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월 23일 미국으로 떠난 후 9개월만이다. 이 10달 동안 적지 않은 일들이 있었다. 힘든 시기를 거쳤고, 당당한 '빅 리거'로 자리잡았다.

올 시즌 김현수는 95경기에 나서 타율 0.302, 6홈런 22타점, 출루율 0.382, 장타율 0.420, OPS 0.801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팀 내 타율 1위, 출루율 1위에 올랐다(이상 70경기 이상 출전 기준).

그야말로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낸 셈이다. 스프링캠프 부진으로 마이너행을 종용받기도 했고, 개막전에서 홈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력으로 당당히 메이저리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좋은 한 해를 보낸 김현수가 귀국했다. 김현수는 귀국 현장에서 소감을 남겼다. 올해는 10점 만점에 5점을 주고,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부딪혀 보겠다는 각오다. 아래는 김현수와의 일문일답.

- 귀국 소감을 밝힌다면?

▶ 이렇게 길게 나갔다가 온 적은 없는 것 같다. 처음이다. 기자분들이 이렇게 많이 오신 것도 처음인 듯하다. 신기한 것 같다.

- 파고가 많은 시즌을 보냈다. 주전으로 승격된 비결은?

▶ 나는 그냥 계속 준비하고, 기다렸다. 다 내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기다렸다. 계속 준비했다.

- 시범경기 극도로 부진했는데, 당시 상황은?

▶ 적응하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다 처음보는 투수들이었다. 더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 시범경기 못 했다고 극도로 부진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미국에서는 내가 어떻게 해왔는지 몰라 부진하다는 말이 나오는게 맞는 것 같다. 적응에 애를 먹은 것 같다.

- 적응에 어떤 부분이 어려웠는지?

▶ 야구 하는 방식도 달랐고, 캠프하는 방식도 달랐고, 언어도 달랐다. 모든 면이 달랐다.

- 마이너 거부권을 사용한 계기는? 생각이 많았을 것 같다.

▶ 내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미국에서 어떻게 해왔는지 직접 보고 기사를 쓰신 분들은 몇 분 안 되는 것 같다. 현지 기사를 그대로 번역만 한 것 같다. 나는 더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이 가장 컸다. 그리고 현지의 한국 선수들 대호 형, 신수 형, 승환이 형 모두 한 마음이 되어서 응원해줬다. 그래서 결심했다.

- 개막전에서 야유를 받았는데, 섭섭하지는 않았나?

▶ 그런 것은 없었다. 내가 못해서 그런 것이었다. 잘해서 야유를 칭찬으로 바꿔보겠다는 다짐을 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 좋았던 것과 힘들었던 것이 너무 많이 지나갔다. 어렵게 어렵고 조금씩 나가고 있다가, 휴스턴전 3안타를 친 것이 기억이 난다. 9월 29일 토론토전에서 대타 홈런을 쳤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기쁘고 좋은 일이었다. 많이 했으면 좋았는데, 마지막에 나와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한 번이라도 했다는 것이 내년에 더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 가을야구도 뛰었는데, 어땠나?

▶ 한국과 똑같다. 팬들이 많이 오신다. 아무래도 극단적으로 홈 팀 팬들이 많은 것 같다. 거리 문제도 있을 것이다. 팬들의 힘이 차이가 있는 것 같다.

- 구단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들어왔는지?

▶ 내년 준비 잘 하라는 말을 해줬다. 내년까지 계약이 있으니까.

- 향후 계획은?

▶ 시즌 후 지금까지 쉬었다. 앞으로 조금 더 쉴 생각이다. 휴식 후 바로 몸 만들기에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몸을 만들다가 1월 정도에 미국으로 나가려 한다.

- 내년 목표를 말한다면?

▶ 아직은 모르겠다. 내년에 가봐야겠지만, 숫자로 정하는 것보다는, 다시 부딪혀 봐야 한다.

- 보충할 부분, 과제를 안고 왔는지?

▶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왔다. 설명하자면 너무 길다. 생각도 많이 했고,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

- 빅 리그 투수들의 구속과 속구의 변화는 어땠는지?

▶ 구속은 한국에서 뛰었던 리즈나, 지금 뛰고 있는 소사, 양현종, 김광현 등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구속에 무브먼트가 많다. 똑바로 오는 속구는 안 던지려고 한다. 선수들도 피하려 한다. 그 부분이 힘들지 않았나 생각중이다.

- 유종의 미를 거뒀다. 스스로에게 뿌듯함이 있다면?

▶ 그런 것은 없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종의 미는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 팀 내에서 달라진 입지를 느끼는 것이 있는지?

▶ 못 느낀다. 이유는, 언론에서 안 좋게 나갔을지 모르지만, 동료들이 정말 잘 해줬다. 동료들이 모두 한국인이 된 것처럼 나에게 잘 해줬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하게 동료들과 지냈다.

- 토론토전 당시 맥주캔이 날아들었다.

▶ 그런 것을 던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날아와서 많이 당황했다. 감독이 특별히 나한테 이야기한 것은 없고, 심판에게 항의했다.

- 한 시즌을 치르며 얻은 것이 있다면?

▶ 도전을 했다고 생각하는 시즌이다.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도전을 끝이 없다는 것을 몸으로 부딪히며 알게 됐다. 내 마음대로 한계를 정하는 것보다, 더 부딪혀 보는 것이 좋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 두산이 올해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전할 말이 있는지?

▶ 내가 빠져도, 나보다 더 잘 하는 선수 두 명이 나오지 않았나. 그래서 당연히 우승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딱히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나보다 더 잘 하는 선수가 두 명이 나왔다.

- 감사를 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 다 감사하다. 같이 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에게 가장 고맙다고 표현하고 싶다. 매일 걱정해주고, 전화해줬고, 경기 보고 연락해줬다. 정말 힘이 많이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7명 모두 큰 힘이 됐다.

- WBC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다. 출전 여부는?

▶ 마음이야 나가고 싶다. 내가 정한다면 '나간다'로 정하고 싶다. 하지만 구단과 상의도 해야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혼자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더라. 구단과 상의해 보려고 하고 있다.

- 올 시즌을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고 싶은지?

▶ 한 5점 정도 되는 것 같다. 5점을 왜 깎았는지는 많이들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인내했다는 점에서 5점을 주고 싶다. 열심히 인내하고, 버텼다. 그래서 5점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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