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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틸컷 |
마블 영화의 새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을 맡은 '닥터 스트레인지'는 정식 개봉 첫날인 지난 26일 43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역대 마블 히어로 단독 시리즈 중 최고 오프닝 기록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불의의 사고로 절망에 빠진 스티븐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가 세상을 구원할 강력한 능력을 얻게 되면서 히어로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마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히어로 '닥터스트레인지'의 등장을 알리는 작품입니다. '셜록'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컴버배치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통해 마블 최고의 히어로로 거듭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스승인 에이션트 원 역할을 맡은 틸다 스위튼의 캐스팅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기력 때문이 아닙니다. 극중 배역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서도 아닙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할리우드에 있었던 '화이트 워싱'(Whitewashing) 때문입니다. 화이트 워싱은 할리우드에서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화로 만드는 경우 원작 속 아시아인이나 흑인 역할을 무조건 백인 배우로 캐스팅하는 행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원작과 달리 백인 배우가 동양인인 것처럼 연기하거나 흑인 역할을 백인으로 바꾸는 것을 뜻하는 용어지요.
'닥터 스트레인지' 마블 코믹스 원작 속 에이션트 원은 동양인 남자입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백인 여성인 틸다 스윈튼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에 '닥터 스트레인지'는 틸다 스윈튼 캐스팅 당시부터 화이트 워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네팔의 카트만두에서 수행하는 티베트인이 백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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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틸컷 |
이를 의식한 마블 측에서는 '화이트 워싱' 논란을 반박했습니다. 스콧 데릭슨 감독은 "동양인 배우에 대해 정해진 인식이 있는데 그것을 깨고 싶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동양인 배우에 대한 인식을 깨기 위해, 그들에게 색다른 역할을 주는 것보다, 역할에서 빼는 게 쉬웠다는 뜻일까요.
이런 가운데 미국 할리우드라이프는 마블이 중국 관객 눈치 때문에 에이션트 원을 백인 배우로 캐스팅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당초 마블에서도 에이션트 원은 티베트 사람으로 캐스팅 하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과 티베트의 외교 문제를 감안 해 중국 관객이 반발하거나, 더 나아가 중국 정부와 갈등이 생길까봐 에이션트 원을 백인 여성인 틸다 스윈튼으로 캐스팅 했다는 말입니다.
할리우드에서 화이트워싱의 역사는 오래됐습니다. 1961년 개봉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백인 남자배우 미키 루니가 뻐드렁니 분장을 한 채 일본인 역할을 연기했습니다. 영화로 만들어지는 '공각기동대'에선 주인공인 일본인 쿠사나기 소령 역할을 스칼렛 요한슨이 맡았습니다. 내년 개봉 예정인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그레이트 월'은 중국 송나라 시절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했음에도 불구,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이 주인공을 맡았습니다.
이처럼 할리우드에 화이트워싱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틸다 스윈튼이 에이션트 원 역할을 맡은 것이 맞춤 캐스팅인지, 화이트워싱인지 혹은 중국 눈치보기인지는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그래도 보는 사람에 따라 아쉽긴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