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 관전평] 니퍼트-양의지, 볼배합 철저..행운도 두산편

김경기 객원해설위원 / 입력 : 2016.10.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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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전 SK 와이번스 2군 감독이 <스타뉴스>를 통해 한국시리즈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전 감독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으로 2003년부터 올해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 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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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와 양의지 배터리.






행운은 두산의 손을 들어 줬다.

팽팽하던 투수전은 11회말 터진 김재호의 행운에 안타로 깨졌다. 1사 만루 황금 찬스로 이어졌다. 앞선 타석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했던 오재일이 마지막에는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때렸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빠른 공을 앞세워 힘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런 큰 경기에서는 큰 것 한방이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어설픈 변화구가 장타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니퍼트와 양의지 배터리는 철저했다. 힘 있는 상위타선은 직구 위주로, 비교적 약한 하위 타선은 변화구 위주로 상대했다.


특히 1회초를 직구 15개만으로 삼자범퇴시킨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후에도 니퍼트는 5회까지 퍼펙트한 피칭으로 NC 타선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니퍼트의 위력적인 구질을 감안한다면 NC 타자들의 공격은 아쉬웠다. 특히 2회초 박석민과 4회초 나성범은 초구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온 것으로 보였다. 범타로 끝나면서 니퍼트는 더욱 공격적으로 던졌다. NC 타자들이 최대한 니퍼트의 투구수를 늘려 좀더 일찍 불펜 싸움으로 이 경기를 끌고 갔다면 어땠을까.

또한 구위에 눌려 이렇다 할 공격을 못했는데 기습번트와 같은 다른 방법으로 투수를 흔들지 못했다. 니퍼트는 7회초 1사 1루서 테임즈의 1루 땅볼 때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느라 전력질주를 했다. 박석민 타석에 제구가 흔들렸다. 하지만 NC 타자들은 별다른 특별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선 두산 타자들은 9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하면서도 득점으로 연결을 못 해 스스로 쫓기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 초반 1점이라도 선취점을 뽑았다면 좀더 편안하게 타석에 임할 수 있었을 것이다. 1회 선두 타자가 낫아웃으로 출루하며 쉽게 풀릴 것 같던 경기가 더블 플레이로 연결됐다. 다음 타자 오재일까지 부담감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서면서 매 타석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두산은 민병헌이 6번 타순에 포진하며 상하위 타선에 구분이 없을 정도의 탄탄한 타순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다만 3번 타석에서 계속 찬스가 무산된 경기라서 2차전에는 타순의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1차전은 니퍼트의 위력적인 투구를 앞세운 두산이 승리를 하였으나 매 이닝 잔루를 남기는 득점력은 고민을 남겼다.

NC는 박민우와 나성범의 좋은 수비로 위기를 탈출하는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야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다. 다만 9회초 선두타자 박민우가 우중간 안타에 무리하게 2루로 뛰다 주루사한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초반이면 몰라도 9회 3, 4, 5번으로 이어지는 타순이었다. 의욕이 앞서 보였다.

이번 시리즈를 선발 싸움이 아닌 불펜 싸움으로 끌고 가야 하는 NC 입장에서는 불펜을 소모하며 패한 1차전에 1패 이상의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니퍼트의 구위에 눌려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이종욱을 비롯해 나성범, 테임즈, 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타격감은 좋아 보인다. 2차전은 좋은 내용의 시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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