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LG 히메네스, 허프, 소사. /사진=LG트윈스 제공 |
LG가 오랜만에 '외인 찾아 삼만리'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올해 뛴 3인방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일단은 새 얼굴을 찾아 헤맬 걱정은 미뤘다.
LG는 25일 KBO에 제출한 65인 보류명단에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허프(32), 헨리 소사(31),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28)를 모두 포함 시켰다. 셋 모두 잔류시키겠다는 의지를 이미 밝힌 바 있어 당연한 수순이다. 용병 교체 없이 2017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면 이는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1998년 외국인선수 도입 후 유난히 외인 복이 없었던 LG는 2011년 비로소 안정적인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좌완 벤자민 주키치가 10승 8패 평균자책점 3.60, 우완 레다메스 리즈가 11승 3패 평균자책점 3.88로 나란히 10승을 달성했다. 주키치와 리즈는 2013년까지 재계약에 성공, 교체 없이 세 시즌을 LG에서 뛰었다.
하지만 주키치는 2013년 한계를 드러냈고 리즈는 2014년을 앞두고 갑자기 무릎을 다쳤다. 외국인선수를 전원 교체하게 된 2014년부터 LG는 다시 어려움에 빠졌다. 투수 코리 리오단, 에버렛 티포드, 루카스 하렐, 스캇 코프랜드 등을 데려왔지만 모두 한 시즌 만에 돌아갔다. 타자 조쉬 벨과 브래드 스나이더, 잭 한나한 역시 실패했다.
그러던 2015년, KBO리그 경험이 있던 소사를 영입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성공했고 그해 도중 한나한의 대체선수로 데려온 히메네스가 공, 수, 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소사와 히메네스는 2016년에도 함께해 KBO리그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허프는 올해 7월 코프랜드를 퇴출하고 수혈했는데 리그 최고의 에이스급 구위를 뽐냈다.
특히 소사는 올해 평균자책점이 5점대로 치솟았지만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며 튼튼한 하드웨어를 과시했다. 2년 연속 190이닝을 소화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3경기 14이닝 무실점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다시 한번 각인했다. 히메네스는 지난해 후반기에 보여줬던 가능성을 올 시즌 완전히 터뜨렸다. 26홈런 102타점 101득점을 기록하며 LG의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후반기 들어 타격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점이 불안요소지만 이만한 타자를 다시 찾기는 더 힘들다.
허프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에이스다. LG의 후반기 대약진은 허프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프는 7월부터 합류했음에도 13경기서 74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 2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후반기 LG 선발진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았다. 무엇보다 KIA와의 4, 5위 맞대결서 양현종과 맞서 승리하는 등 LG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올 겨울 0순위로 LG가 잡아야 할 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