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낭만닥터' 유연석 "큰사랑 예상못해..필요한 배우 될 것"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강동주 역 유연석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7.01.2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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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한 배우가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들 중 가장 사랑을 받는 작품이 나올 때 흔히 '인생작'을 경신했다고 말한다. 이번엔 배우 유연석(33)이 인생작을 경신했다. 유연석은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 박수진 제작 삼화네트웍스)에서 열혈 의사 강동주 역을 맡았다. 유연석은 의사로서 실력은 출중하나 배경이 번번이 발목을 잡는 일명 '흙수저' 의사를 연기했다.

폭발적인 감정 연기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내레이션까지 소화한 유연석은 작품의 화제성에서도, 연기 면에서도 인생작을 만났다. 유연석은 이 같은 평가에 행운이었다고 털어놨다.


"바뀌었다고 하기는 그런 것 같고 제가 대중들에게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캐릭터를 또 하나 얻었다는 것 같아요. 원래 '응답하라 1944'의 칠봉이가 인간 유연석이 아니었기 때문에 또 하나의 사랑을 받은 캐릭터를 얻게 돼 행운이었죠."

'낭만닥터 김사부'는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유연석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청률을 예상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고 그래서 사실 이 정도로 사랑받을 거라고는 절대 예상을 못했어요. 하지만 저희 배우분들이랑 작가님이 써주신 대본을 감독님과 처음 리딩하고 나서 의미 있는 작품, 뭔가 얘기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은 있었어요. 어느 정도 시청률을 예상한다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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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낭만닥터 김사부' 이전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44'는 유연석의 인생작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유연석은 지고지순한 짝사랑을 하는 야구선수 칠봉이 역을 맡아 여심을 잡았다. 유연석에게 큰 사랑을 안긴 작품이었지만 이후 작품의 흥행 부진으로 '응답하라'의 저주라는 꼬리표를 더하기도 했다. '응답하라'의 저주란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들이 이후 부진을 겪는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사실 촬영하고 그럴 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어요. 이제 지금 '낭만닥터 김사부' 하기 직전에 뮤지컬 마쳤는데 그때까지 쉰 적이 없었죠. 그러고 나서 4~5개월 쉬었는데 그때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됐어요. 생각해보니까 살아오면서 쉬었던 적이 그때가 처음인 것 같아요. 20대 때도 대학교 가자마자 학교생활에 미쳐서 거의 쉰 적이 없었고 군대 다녀와서도 마찬가지였어요. 그 이후부터는 촬영하고 작품하고 정신없이 지냈죠. 그러고 나서 물론 성적이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릴 때부터 연기자가 꿈이었고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쉬는 시간이 몇 달 생기니까 저한테 질문을 하게 됐어요. '진짜 연기라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게 맞느냐. 성적이 좋을 때도 있고 관심받을 때도 있는데 그렇지 못할 때도 있는데 그럼에도 너는 이 일을 좋아하고 있느냐' 끊임없이 질문하게 됐어요. 그때 내린 결론은 더 쉬는 시간 동안 더 연기에 대한 갈증이 많이 느껴졌어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어색한 시간이었죠. 이 작품을 하고 나니까 이 일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앞으로도 좋을 때도 있고 이번만큼 많은 관심을 받을 때도 있지만 잘될 거라는 보장은 없어요. 확실한 건 이 일을 좋아하고 있고 이 일에 대한 의미라든지 많이 느끼고 있어서 그런 걱정이 좀 덜해진 것 같아요."

유연석의 진가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담담하면서도 감성을 건드리는 내레이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연석은 내레이션이 쉽지 않았지만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대본에 내레이션이라고 적혀있었고 촬영 직전까지는 제3자의 내레이션을 계획했다가 방송 얼마 남겨두지 않고 감독님과 작가님이 저를 내레이터로 결정했어요. 제가 계속 내레이션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나레이션이 우리가 작품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많은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고 다른 신들 같은 경우에는 표정으로 표현한다거나 다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내레이션은 대사가 주는 힘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서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영상에 깔려있는 내레이션인데 (영상이) 촬영되기 전에 내레이션했던 적도 많아요. 저도 이제 방송을 보면서 매회 내레이션을 쌓아가니까 '낭만닥터 김사부'를 큰 틀로 봤을 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큰 부분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영광이었어요."

유연석의 연기에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한석규의 도움이 있었다. 극중에서도 의사 강동주를 이끄는 김사부 역을 맡았던 한석규는 현실에서도 유연석에게 좋은 연기 스승이었다. 유연석과 한석규는 영화 '상의원'에서 한차례 연기 호흡은 맞춘 사이다.

"(한석규가)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어요. '상의원' 찍을 때도 좋은 말씀 해주셨지만 이번에는 직접적으로 대립하는 신이 많다 보니까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셨던 것 같아요. 거의 초반에 말씀하셨던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카메라에 대고 연기하지 말자'라는 말씀이었어요. 카메라에 대고 연기를 하는 것이긴 하지만 배우들끼리 정말 집중해서 대사를 주고받아야 하는데 카메라를 의식하는 순간이 있어 그런 걸 고민해보자고 하셨고 넘치지 않게 연기하자고 말씀하셨던 것도 있고 연기도 20원어치만 해보자는 말씀도 하셨어요. 선배님이 선배님은 20원어치 정도 하고 연석이 너는 50원어치 정도 하면 어떨까 하셨어요. 무슨 말씀이신지 딱 알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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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낭만닥터 김사부'는 유연석의 필모그래피를 채운 작품일 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에도 영향을 끼친 드라마였다. 유연석은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당신은 좋은 의사입니까? 최고의 의사입니까?'라는 대사를 꼽았다. 유연석은 실제로 자신은 어떤 배우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대사들이 많은데 우선 중간에 제가 김사부님한테 했던 질문인데 '당신은 좋은 의사입니까? 최고의 의사입니까?'라고 했는데 '나는 지금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의사다'라는 대사가 오갔어요. 그런 대사를 하면서 저한테도 물어봤어요. 저는 '좋은 배우냐. 최고의 배우냐. 시청자나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작품에 필요한 배우냐'는 질문을 던졌다. 저한테 기억에 남는 대사인 것 같아요."

유연석은 '낭만닥터 김사부'를 마치고 이제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좋은 배우, 최고의 배우를 지나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유연석에게서 드라마 속 강동주의 열정이 느껴지는 듯했다.

"제가 연기를 시작할 때는 좋은 배우가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연기 잘하는 신인 배우가 있다. 저 친구 괜찮은 친구'라는 말을 듣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죠. 많은 사랑을 받았을 때는 최고의 배우가 되려고 욕심을 부렸던 적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작품에서든 꼭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시청자분들이 만약에 제가 연기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연기하는 것 다시 보고 싶은데'라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배우, 스태프분들, 제작진분들이 '그 친구가 이 작품에 필요한 배우인데'하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될 수 있을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지만 필요한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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