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내 탓이오'를 외친 '국대포수' 김태군, "대은이 공 좋았는데…"

오키나와(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2.23 06:05
  • 글자크기조절
image
국가대표 포수 김태군. 그는 이번 WBC 대회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제가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너무 쉽게 접근을 했네요. 다 제 탓이죠"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두 안방마님. 양의지(두산) 그리고 김태군(NC)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안방 맞대결을 벌인 두 선수가 이제는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22일 일본 오키나와현 기노완 구장서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평가전에서도 두 포수가 나란히 출전했다. 먼저 양의지가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양의지는 2회초 역전 투런포를 쳐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4회말 수비 때부터 김태군이 포수 마스크를 건네 받았다.

리드도 좋았다. 대표팀은 2-1로 역전에 성공한 2회초부터 7회까지 이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 사이, 우규민(2이닝), 이현승, 장시환, 박희수(이상 1이닝)가 나란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호투의 배경에는 김태군의 리드도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8회초 마운드에 오른 이대은이 1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무너지며 역전을 허용했다. 다소 제구가 높게 형성됐고, 요코하마 타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대은은 8회 6타자를 상대하면서 26개의 공을 던진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다. 결국 패전 투수는 이대은으로 남았다.

사실 이날 원래는 이대은이 아닌 차우찬이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차우찬이 전날(22일) 러닝 도중 왼쪽 발목을 삐끗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대은이 자진 등판 의사를 밝혔다. 코칭스태프의 반대가 있었지만 이대은은 꼭 던지고 싶다고 했다. 결국 마운드에 올랐으나 기대했던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후 김인식 감독은 이대은에 대해 "결국 우려한 게 현실이 됐다. 본인의 생각, 그리고 코칭스태프가 보고 내린 생각에 차이가 있었다. 이대은 본인은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준비가 덜 됐다고 봤다. 공이 높았다. 그러니 맞을 수밖에"라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대은의 공을 직접 받았던 김태군의 생각도 궁금했다. 라커룸 뒤에서 만난 김태군을 향해 '이대은의 볼이 높았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이)대은이(둘은 1989년생 동갑내기) 볼 괜찮았어요. 제가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아요. 대은이 볼은 정말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팀 동료의 잘못을 먼저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탓으로 돌린 것이다.

김태군은 "제가 대은이가 던지는 동안, 상대 타자들을 상대할 때 너무 쉽게 다가간 면이 있었어요. 볼은 좋았습니다. 아, 오늘 우리 투수들 요미우리전보다는 모두 볼이 좋았어요"라고 말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동고동락하는 팀 동료들 그 중에 투수들. 그리고 이들을 따스하게 감싸 안을 줄 아는 마음을 가진 '국가대표 안방마님' 김태군. 이게 바로 진짜 국가대표의 클래스가 아닐까.

image
김태군(오른쪽)과 박희수.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