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돌풍' 힐만표 SK, 최정 빼고 다 바뀌었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7.04.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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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KBO리그 주간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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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트레이 힐만 감독.



과장을 조금 보태 최정 빼고 다 바뀌었다. 외국인 감독의 장점이란 그런 것이다. 선수들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가 없다. 선수 운용에 심리적인 제한이 없다. 자유롭다. 힐만 앞에 기존의 이름값은 무의미하다.

SK는 25일 현재 11승 9패로 공동 3위, 순항 중이다. 개막 6연패 충격을 완벽히 수습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KBO리그서 제대로 힘도 못 써보고 좌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을 정도였는데 어느새 돌풍의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힐만 감독은 자신의 색을 SK에 물들여 가고 있다. 선수 활용 폭이 매우 넓다. 오로지 현 시점의 실력만으로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기용해 전력을 극대화 시켰다. 덕분에 과거 장타에만 의존했던 SK의 단순한 공격루트도 다양해졌다.

외국인 감독의 최대 장점은 선수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힐만 감독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돌려서 쓴다. 매 경기 상대에 따라 라인업이 다르다. SK는 20경기 중 같은 라인업은 딱 1번 썼다. 20경기 모두 라인업이 달랐던 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라인업을 사용했다. 오로지 기량만 본다.


이는 그간 커리어가 약했던 어린 선수들에게나 주전을 지켜왔던 베테랑들에게나 엄청난 자극제다. 선수들이 힐만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신인이나 고참이나 전력을 다해 들어오고 있다. 바꿔 말하면 힐만 감독은 베테랑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노력하게 만들었다.

정의윤은 김동엽에게 4번을 양보했다. '힐만의 아들' 김동엽은 5홈런 20타점 득점권타율 0.389로 흠 잡을 데 없는 해결사다. 박정권은 사실상 정진기에게 밀린 형국이다. 김강민도 중견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KIA와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노수광이 만만치 않다. 김성현도 더이상 붙박이가 아니다. 이 가운데 최정이 유일하게 자기 자리를 지켰다. 최정은 홈런 1위(9개) 타점 2위(20점)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으니 빠질 리가 없다.

확실한 주전이 없다는 점은 짚어야 한다. 6~7월은 돼야 윤곽이 나올 것이다. 풀타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겪을 수밖에 없는 슬럼프가 있다. 김동엽이나 정진기, 노수광, 박승욱 등이 한 시즌 내내 지금처럼 잘하기는 힘들다. 이들이 쳐지기 시작했을 때 베테랑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김강민, 정의윤, 박정권을 비롯해 박재상이나 조동화 등이 여름에 딱 제 자리를 찾아 줘야 SK는 더 치고 나갈 수 있다. 분명히 칼을 갈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외국인타자도 전력에 없다. 대니 워스는 3경기 만에 어깨를 다쳐 7일 말소됐다. 잠시 주춤하는 베테랑들과 외국인타자가 정상 궤도에 올랐을 때 힐만표 야구는 비로소 완성된다.

SK는 주중 3연전서 LG와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다. 상승세인 두 팀이 만났다. 전력의 무게중심이 LG는 불펜에, SK는 선발과 화력에 쏠린다. 다만 SK의 장타력은 문학에서만큼 빛을 발할 수 없다. 잠실에서는 한계가 있다. 스퀴즈 작전도 유연하게 구사하는 힐만 감독의 세밀한 야구가 잠실구장에서 어떻게 전개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정리=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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