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2'의 여인들..줄리안 무어 vs 할리 베리③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9.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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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무어와 할리 베리 / 사진='킹스맨:골든 서클' 스틸컷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 '킹스맨:골든 서클'(감독 매튜 본)엔 눈에 띄는 두 명의 새 여성 캐릭터가 있다. 속편의 메인 빌런 '포피' 역의 줄리안 무어, 그리고 미국 스테이트맨의 가제트 우먼 '진저 에일' 역의 할리 베리다. 각기 2015년과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여배우들은 개성 만점 캐릭터로 '젠틀맨 스파이 무비'에 색다른 기운을 드리운다.

전면에 나선 건 줄리언 무어 쪽이다. 의미심장하게도 양귀비, 포피(Poppy)란 이름을 지닌 그녀는 마약을 취급하는 '킹스맨:골든 서클'의 메인 악당이 됐다. 그녀는 전세계를 아우르는 국제 범죄조직 골든 서클의 수장. 치명적 바이러스를 주입한 마약을 세계에 퍼뜨려 해독제를 빌미로 마약 합법화를 꾀한다. 하지만 음지의 큰손인 마약조직 수장이란 지위보다 더 눈에 띄는 건 그녀의 캐릭터 자체. 여성미 넘치는 의상에 내내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녀는 겉보기엔 고상하고 상냥한 요조숙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막무가내 사이코패스다. 부하들의 이를 갈아내고 금으로 표식을 새기며, 살인은 물론 시신 훼손, 그보다 더한 것까지도 미소띤 얼굴로 저지른다. 줄리안 무어는 특유의 지적이고도 다정다감한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면서 섬세하게 그녀의 미친 본성을 드러내 보인다.


할리 베리는 영국 비밀조직 킹스맨의 미국 사촌 스테이트맨의 여성 요원 진저 에일로 분했다. 주류사업으로 돈을 번 조직답게 요원들에게 술 이름을 붙인 스테이트맨에서 그녀는 기술 전문가이자 의사로 활동 중이다. 흑인 여성 배우 중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 베리는 진중한 드라마는 물론이고 '엑스맨' 시리즈와 히어로물 '캣우먼' 등 액션 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며 액션스타로도 확고한 입지를 지닌 스타다. 하지만 이번 '킹스맨:골든 서클'에서는 직접 액션을 선보이기보다는 이지적이고 차분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그녀의 진저 에일은 마크 스트롱이 맡은 킹스맨의 밀런처럼 요원들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브레인이다. 짤막한 헤어스타일과 안경, 셔츠에 점퍼를 매치한 그녀는 줄리안 무어와 정반대 스타일을 선보이며 또한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두 스타 여배우의 캐릭터 모두 '킹스맨' 1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칼발 액션스타 소피아 부텔라의 가젤의 충격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줄리언 무어의 포피는 유례없는 악당이지만 뒷심이 약하고, 할리 베리의 진저 에일은 믿음직하지만 카리스마가 다소 떨어지는 편. 이번 2편에선 아쉬운 역할들을 나름의 존재감으로 채운 두 배우의 매력을 감상하는 데 만족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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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무어와 할리 베리 / 사진='킹스맨:골든 서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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