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NC는 치밀했고 SK는 느슨했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7.10.0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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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KBO리그 주간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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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SK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과연 가을야구 단골손님다운 치밀함이었다. NC는 '서든데스' 게임에서 이기는 길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반면 SK는 늘 하던 대로 했다가 무난하게 졌다.

1회말 NC 선두타자 박민우의 초구 스윙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정규시즌에서 박민우의 초구 스윙 비율은 24.1%에 그쳤다. 300타석 이상 소화한 92명 중 69등에 해당할 정도로 낮은 비율이다. 그만큼 리드오프의 역할에 맞게 공을 보는 데에 치중했음을 뜻한다. 하지만 가을야구 첫 경기, 첫 타석에서 박민우는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렀다. 비록 파울이 됐지만 2구째를 다시 타격해 중전안타를 뽑았다. 1회 빅이닝의 시발점이었다.

SK의 에이스 메릴 켈리는 공격적인 성향이 다분한 투수다. 초구부터 빠르게 카운트를 잡고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다. 켈리의 컷 패스트볼은 리그 최정상급 구위다. 켈리를 올해 탈삼진왕으로 만든 구종이다. 그만큼 타자 입장에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면 켈리에게 삼진 당하기 딱이다.


NC는 켈리의 투구수를 늘려 조기에 끌어내리는 전략 대신 아예 켈리를 무너뜨리는 방법을 택했다. 박민우가 단 2구만에 포문을 열었고 무사 1, 2루서 나성범도 초구를 때려 선제 3점포를 쏘아 올렸다. 4-2로 쫓긴 3회말 1사 1, 2루에 터진 박석민의 적시 2루타도 초구를 타격한 것이었다.

반면 SK는 경기 후반을 도모했다. NC 선발 제프 맨쉽을 공략하기보다는 불펜 싸움에 무게를 둔 모습이었다. 0-4로 뒤진 3회초 무사 1, 2루에서 강공이 아닌 희생번트를 선택한 것으로 벤치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일단 사정권 안에 붙들어 놓고 야금야금 뒤집겠다는 셈법이었다.

하지만 내일이 없는 가을야구에서는 짧은 호흡으로 끊어간 NC의 전략이 성공했다. NC는 3회말 박석민의 2루타 이후 3루 주자 이호준을 대주자로 곧바로 교체해버렸다. 길게 끌 것 없이 여기서 승부를 내버리겠다는 벤치의 강력한 의지였다. 이 승부처에서 SK는 폭투와 수비 미스 등으로 2-6으로 막을 상황을 2-8까지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단단히 대비한 NC와 마치 시즌의 연장선처럼 임한 SK의 차이는 의외로 이른시간 드러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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