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비디오 스타'가 '라디오 스타'보다 더 좋은 이유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10.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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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스타' 김소현, 김숙, 박나래, 전효성 / 사진=스타뉴스


나훈아, 패티김, 이미숙, 현철, 조용필,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40대 이상의 장년층들은 안다. 이들이 얼마나 유명했는지. 그래서, 그 유명세를 등에 업고 너훈아, 패튀김, 임이숙, 현찰, 조영필로 외모부터 목소리까지 똑 닮은 모방 가수들이등장했다. 워낙 원조 가수들이 유명하다보니 이들 또한 유명세를 타면서 그들이 가지 않는 각종 행사장과 밤무대를 모방 가수들이 꽉 잡았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원조가 잘 되다 보면 그걸 모방하는 것들은 끊임없이 나오기 마련이다. 유명한 맛집이나 명품 가방만 모방품이 나오는 게 아니다. 히트한 영화나 드라마도 코미디를 비롯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걸 패러디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 또한 패러디 단계에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예 대놓고(?) 그대로 모방하겠소, 오히려 선언하고 당당하게 등장한 프로그램이 바로 MBC 에브리원의 ‘비디오스타’(이하 ‘비스’)다.


MBC ‘라디오스타’(이하 ‘라스’)가 워낙 오랫동안 장수하며 인기를 끌다보니 자회사인 MBC 에브리원에서 ‘비스’를 내놓은 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깜찍한 아이디어였다. ‘라스’의 설정 등을 그대로 가져온 스핀오프 프로그램이다 보니 세트며, MC들의 설정이며,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성격 등 전체적으로 거의 비슷한 콘셉트로 시작했다. 다만 남자 MC들이 모두 여자 MC로 대체되었다는 것만 차별점이지만, 캐릭터는 ‘라스’와 비슷하게 구성하였다. 점잖은 맞형 김국진 역할은 깔끔하게 진행하는 맞언니 박소현으로,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게스트에게 독설도 날리는 윤종신, 김구라의 케미는 할말 다 하는 김숙과 박나래가 보여주고 있으며, 아이돌 규현의 역할은 역시나 아이돌 출신의 전효성으로 말이다. 이렇게 B급 토크쇼의 대명사였던 ‘라디오스타’를 모방했기 때문에, ‘비스’는 처음 시작할 때 B급도 아닌 C급 토크쇼의 분위기였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뭐 스핀오프 작품이니 굳이 그 이상의 고급스러움을 찾으려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데 재미있는 건 ‘비스’가 점점 물이 오르면서, 즉 인기를 끌면서 ‘라스’의 경지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비스’가 ‘라스’보다 좋은 점을 말하라면 무엇보다 게스트 섭외를 꼽을 수 있다. ‘라스’는 지상파 채널이다 보니 소위 말해 ‘게스트 급’을 가릴 수밖에 없다. 어느 곳이나 그렇듯 연예인 체계 또한 피라미드형으로, 스타급으로 올라갈수록 한정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정적인 섭외 풀을 놓고 매주 네 명의 게스트를 섭외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출연하고자 하는 의사는 있어도 시간, 상황 등이 맞지 않아 출연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그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오죽하면 ‘섭외전쟁’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이에 비해 ‘비스’는 여러모로 섭외에서 자유롭다. 처음부터 ‘라스’를 표방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무명 연예인이나 신인에게 문이 열려있었으며, 오랫동안 방송을 쉬어서 바로 지상파에 출연하지 못하는 연예인들도 제한하지 않고 출연시킨다. 그런데 이것이 오히려 ‘신의 한수’였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는 신인을 등용시키고 싶어도 그들이 예능감이 있는지, 말은 잘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다른 프로그램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선뜻 출연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오랫동안 방송을 쉬었던 연예인들, 특히 불미스러운 사건 등에 휘말려서 활동을 중단했던 연예인들은 지상파 방송에 등장할 경우 논란의 소지가 있어서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 ‘비스’는 처음부터 B급도 아닌 C급으로 출발하였기 때문에 이런 점을 다 초월해서, 이들을 모두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이 가운데에서 보석 같은 신인이 발견되기도 하고, 활동 중단했던 연예인들의 진솔함과 아픔이 부각되기도 한다. 이런 장점이 맞물리며 ‘비스’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비스’에 낯선 게스트가 나와도 기대하게 된다. 네 명의 여자 MC들이 저 게스트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끌어낼까, 하면서 말이다. 이것이 바로 ‘비스’의 매력이다.


‘비디오스타’가 시작하는 순간, 무조건 재미있겠다, 새롭겠다, 기대부터 하게 된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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