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의 올어라운드 스포츠] 카멜로 앤서니가 위대한 까닭은?

손건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 입력 : 2018.03.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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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로 앤서니 /AFPBBNews=뉴스1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33)는 누구나 인정하는 현역 최고의 선수다. NBA 챔피언십 우승 3차례를 이끌며 3번 모두 MVP를 수상했다. 정규시즌 MVP는 4번 차지했고, 올스타전에는 데뷔 시즌부터 14년 연속 뽑혔다.


이처럼 남 부러울 것 없는 화려한 이력을 지닌 제임스지만 ‘3월의 광란’이 펼쳐지는 매년 이 맘 때면 이방인과 다름 없다. 지난 2003년 오하이오주에 있는 세인트 빈센트-세인트 매리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NBA로 직행했기 때문에 NCAA 토너먼트에 참가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그의 영원한 라이벌인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의 카멜로 앤서니(33)는 대학 1학년이었던 2003년 시라큐스를 대학 농구 정상으로 이끌었다. 정규시즌에서 평균 22.2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앤서니의 진가는 토너먼트에서 더욱 빛이 났다. 신입생이지만 최다 출전 시간, 득점, 리바운드에서 팀내 1위를 차지한 것.

텍사스와의 ‘파이널 4’ 대결에서 앤서니는 무려 36점을 폭발시켜 NCAA 토너먼트 신입생 최다 득점 기록까지 수립했다. 캔자스와의 결승에서도 20득점, 10리바운드로 활약하며 81-78 승리를 이끌어 시라큐스의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 이끌었다. MOP(Most Outstanding Player)는 당연히 앤서니의 차지였다.


지금까지 42년 동안 시라큐스 지휘봉을 잡고 있는 짐 보하임 감독은 “당시 앤서니처럼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친 선수는 본 적이 없다. 신입생에 불과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놀라운 활약을 보였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초 시라큐스에서 2년 또는 3년 정도 활약할 예정이었던 앤서니는 마음을 바꿔 NBA 진출을 선언했다. 1년 후배지만 고등학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제임스가 대학 진학 대신 NBA 직행을 천명했기 때문이었다.

2003년 드래프트에서 제임스는 전체 1번으로 캐벌리어스에, 앤서니는 3번으로 덴버 너기츠에 지명됐다. 2번 지명권을 지닌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앤서니 대신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장신 센터 다르코 밀리치치를 선택했다. 이는 1984년 드래프트에서 마이클 조던을 건너 뛰고 포틀랜드 블레이저스가 2번으로 샘 보위를 지명했던 것에 버금가는 역대 최악의 선택이라는 평가다.

어느덧 미 전역을 들끓게 만들었던 NCAA 64강 토너먼트도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 지명이 유력한 애리조나의 디안드레 에이튼과 ‘제 2의 스테픈 커리’라 불리는 오클라호마의 트래이 영은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듀크의 마빈 배글리 3세도 캔자스의 벽에 막혀 ‘파이널 4’ 진출을 이끌지 못했다.

이들 루키 센세이션을 일으킨 ‘빅 3’와 비교하면 15년 전 시라큐스의 우승을 이끌었던 신입생 앤서니의 활약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그러나 앤서니는 친구 제임스와는 달리 아직 NBA 우승 반지를 차지하지 못했다. 덴버 너기츠를 거쳐 뉴욕 닉스에서 간판 스타로 활약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앤서니는 이번 시즌부터 오클라호마 선더로 이적해 러셀 웨스트브룩, 폴 조지와 함께 삼각 편대를 이루며 팀을 이끌고 있다.

26일(한국시간) 현재 선더는 44승30패로 서부지구 4위에 올라 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휴스턴 로케츠 등이 버티고 있는 서부컨퍼런스의 높은 벽을 뚫어야만 NBA 결승에 진출할 수 있어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만약 NBA 결승에서 앤서니와 제임스의 라이벌 대결이 성사된다면 농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역사적인 빅 매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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