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야구 결산①] '당연했던' 대회 3연패.. 이제 '이후'를 고민할 때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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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낸 후 기뻐하는 모습. /사진=뉴스1





한국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결승에서 일본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냉정히 말해 '당연히' 따야 하는 금메달에 가까웠다. 한국의 전력이 강했고, 상대의 전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결과가 나왔다. 이제 '이후'를 고민할 때다. 챙길 것이 적지 않다.


한국은 1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야구 결승 일본전에서 3-0의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야구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시아 최강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전력상 반드시 따야 하는 금메달이기도 했다. 한국은 아마추어 선수 한 명 없이 오롯이 KBO 리그 선수들로 꾸렸다. 그것도 A급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최정(31), 박건우(28), 차우찬(31) 등 부상과 부진으로 낙마한 케이스도 있지만, 대체 선수들 역시 훌륭했다.


반면 대만은 실업야구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프로 선수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축은 실업야구였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아시안게임에 비중을 두지 않는다. 이번에도 사회인야구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즉, 한국이 가장 강력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금메달은 당연하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우선 조별예선 첫 경기 대만전에서 1-2의 충격패를 당했다. 홍콩을 만나서는 콜드승이 아니라 9이닝 경기를 모두 치르고 이겼다. 슈퍼라운드와 결승까지 모두 승리하며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과정이 아주 매끄럽지는 못했던 셈이다.

사실 이번 대표팀은 시작부터 팬들의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 선수 선발 논란 때문이다. 기술위원회 없이 코칭스태프에서 전적으로 대표선수를 뽑았고, 몇몇 선수가 논란이 됐다.

이에 선수의 진의와는 별개로 병역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는 대표팀 전체를 지지하지 않는 쪽으로 이어졌다. 누구를 선발하든 뒷말은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심했다. 이는 대표팀 전체 사기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에 패하고, 홍콩전에서 졸전을 펼치면서 비판의 강도가 강해졌다.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팬들의 눈쌀을 적잖이 받은 모양새다. 심지어 리그까지 중단하고 대회에 나왔는데, 결과가 마뜩치 않으니 보는 눈이 고울 리가 없다.

어쨌든 결과는 금메달로 나왔다. 고생한 선수들이 보람을 찾을 수 있었다. 금메달이 아니었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었다. 2006년 '도하 참사'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이후다. 이후에도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곤란하다. 다음 아시안게임이야 4년 후다. 하지만 당장 내년에 프리미어12가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 최강의 전력을 꾸려야 한다. 이어 올림픽까지 가야 한다. 그러면 또 금방 아시안게임이 다가온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면, 결국 대표 선발을 어떻게 잘 할 것이냐가 된다. 최대한 잡음이 나올 수 없도록 구성하면 된다. 특히 아시안게임의 경우, 금메달이 유력하기에 오로지 병역 혜택을 노리고 대표팀 입성을 바라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방법은 고민이 필요하다. 축구처럼 23세 이하로 구성하되, 와일드카드 형태로 3명을 뽑을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아예 저연차 선수로 구성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마추어 선수도 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금메달이 소중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구설수를 만들지 말자는 의미다.

과정이 어찌됐든 한국은 금메달을 가져왔다. 최상의 결과를 냈다. 그렇게 대회가 끝났다. 남은 것은 이후 더 좋은 대표팀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금메달을 땄기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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