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타선 홀린 '21살 포수' 주효상의 단순한 리드 [김경기의 스카이박스 PO4]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8.11.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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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효상과 이승호 배터리 /사진=뉴스1
투구 내용은 문승원(29·SK)이 더 좋았다. 제구가 흔들린 이승호(19·넥센)를 살린 건 다름 아닌 포수 주효상(21·넥센)의 단순한 리드였다.

문승원과 이승호의 10월31일 플레이오프 4차전 4선발 맞대결은 난타전으로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양 팀 합계 9안타에 그친 투수전으로 끝났다. 문승원과 이승호가 기대 이상으로 버텨줬다. 특히 이승호를 이끈 주효상의 볼 배합이 돋보였다.


문승원은 이른바 긁히는 날이었다. 문승원은 4회까지 81구를 던지며 2피안타 2실점으로 물러났다. 샌즈에게만 안타 2개를 맞았는데 하필 1개가 홈런이었다. 딱히 실투라고 볼 수도 없었던 슬라이더를 샌즈가 잘 받아쳤다. 빠른 공을 보여주고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등 문승원은 컨디션과 구위 자체가 매우 훌륭해 보였다.

반면 이승호는 4이닝 동안 볼넷을 5개나 줬다. 헌데 피안타는 단 1개, 실점도 없었다. 제구 난조 속에서도 4이닝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주효상이 큰 역할을 했다. 이승호는 경기 시작부터 두 타자 연속 볼넷을 줬다. 패스트볼을 마음 먹은 곳으로 던지지 못했다. 이날 이승호가 자신 있게 던진 구종은 체인지업 뿐이었다. 다만 패스트볼이 마치 싱커처럼 역회전 궤적을 그렸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흘러나갔다. 주효상은 이를 집요하게 이용했다.


주효상은 몸쪽을 버렸다. 보통은 몸쪽을 깊게 찌르고 바깥쪽으로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바깥쪽을 보여주다가 몸쪽에 붙여 카운트를 잡는다. 하지만 주효상은 이날 바깥쪽 일변도로 리드했다. 바깥쪽에 스트라이크를 넣거나 바깥쪽 낮은 코스에 던져 스윙을 유도했다. 이조차 버거울 땐 체인지업을 가운데에 떨어뜨렸다.

이 덕분에 가만 있어도 되는 SK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바깥쪽만 던질 테니 바깥쪽을 노려서 치라는 의도였다. 이승호의 제구력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SK 타자들이 느긋하게 기다렸다면 사사구로 무너졌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효상이 선택지를 확 줄여 이승호의 부담을 덜었고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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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기의 스카이박스]는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2018 KBO리그 관전평을 연재하는 코너입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1년 SK 와이번스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도 걸었습니다. 김 위원의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김경기의 스카이박스]를 통해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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