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휴식+윤희상 호투' SK 패배 속 위안거리 [KS2]

김태훈, 산체스(왼쪽부터)

한국시리즈 2차전을 내주며 1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SK 와이번스가 그나마 위안거리를 얻었다. 플레이오프부터 과부하가 걸린 불펜 필승조에 대한 휴식을 확보하는 동시에 '롱맨' 역할을 할 수 있는 윤희상의 호투가 바로 그것이다.

SK 와이번스는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3-7로 패했다. 1-4로 뒤진 상황에서 3-4까지 쫓아갔지만 동점의 문턱에서 박치국, 김승회, 함덕주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말았다.


이로써 1차전에서 7-3으로 승리했던 SK는 2차전에서 패배,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 원점이 됐다. 두 팀의 한국시리즈 3~5차전은 오는 7일부터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펼쳐진다.

이날 SK는 선발 문승원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려고 했다. 넥센과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온 SK 불펜 투수진에 어느 정도 휴식이 필요했다. 김태훈, 앙헬 산체스에 대한 의존도가 큰 SK 불펜 상황을 고려할 때 더더욱 그랬다. 특히 4일 열린 1차전서 40개의 공을 던지며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태훈에 휴식 부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이날 선발 문승원이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5이닝 4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3실점을 한 4회말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역할을 어느 정도 해냈다. 이닝을 다소 적게 소화하긴 했지만 문승원의 몫을 윤희상이 대신 메웠다.


넥센과 플레이오프에 1경기(⅓이닝)에 나섰던 윤희상은 이날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와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짠물 피칭을 완성했다. 6회와 7회 나란히 안타 1개씩 맞긴 했지만 선두 타자가 아니라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윤희상 /사진=뉴스1

윤희상의 호투에 힘입어 1-4 상황에서 3-4로 추격에 성공하자 8회초 산체스까지 준비했었다. 불펜에서 몸을 푸는 모습까지 포착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등이 당긴다는 느낌이 있어 실제 등판으론 이어지지 않았다. 자칫 무리했다 시리즈를 망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4일 1차전서 경기를 마무리한 정영일 역시 플레이오프서 3경기나 등판해 연투에 나서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산체스 대신 등판한 신재웅의 결과가 아쉬웠다. 필승조에 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정규 시즌 마무리 보직을 맡으며 16세이브를 올린 신재웅의 등판은 납득할 만했다.

그렇지만 신재웅은 지난 2일 넥센과 플레이오프 5차전서 9-7로 앞선 9회 박병호에게 맞은 투런 홈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아직 안타가 없는 선두 타자 박건우를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으며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올라온 서진용 역시 양의지, 최주환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으며 불안했다.

결국 4점 차로 경기를 헌납하긴 했지만 SK는 시리즈 전체에 바라봤다. SK 입장에서도 첫 원정 2연전서 1승 1패는 나쁘지 않은 결과기도 하다. SK의 이런 '큰 그림'이 과연 홈 3연전에서 완성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