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한 박항서 "이제 갈게! 빠이빠이" [亞컵현장]

두바이(UAE)=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1.2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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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우종기자
비록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기자회견장을 들어오면서도 박항서(60) 베트남 감독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FIFA 랭킹 100위)은 24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일본 대표팀(FIFA 랭킹 50위)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후반 12분 페널티킥 실점으로 0-1로 패했다.


이로써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일본은 4강에 선착, 이란을 상대로 오는 28일 오후 11시 준결승전을 치른다.

경기 후 박항서 감독은 "우리가 8강까지 온 것도 극적이었다. 이 경기를 하기 위해 준비 과정이나 휴식 시간 등이 짧았다. 어쨌든 일본을 상대해 우리 선수들은 정말로 최선을 다해줬다고 생각한다. 비록 패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투쟁심을 오늘 경기에서도 충분히 보여줬다. 감독으로서 그 부분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경기 후 지어 보인 웃음의 의미에 대해 "뭘 그렇게 멀리 있는 것까지 다 보시는가"라고 웃으면서 "허탈한 웃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오늘도 죄송스러운 이야기지만 내심 한 번 기적이라는 게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그런데 그게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허탈한 웃음이라 생각하시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는 "나는 베트남에서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을 겸직하고 있다. 대회가 끝나면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지금 가면 오는 3월에 22세 이하 대회가 있다. 그 대회가 끝나면 월드컵 예선전이 있다. 들어가면 바로 U-22 예선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대회 우승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극적으로 행운도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더 좋아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스즈키컵 후 아시안컵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 충분히 회복도 하지 못한 상태서 와 아쉬움이 있다. (웃음). 우승은 제 조국인 대한민국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8강전부터 처음 실시한 'VAR'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했던 부분인데, (판독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기술적인 문제도 보완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예선전부터 진행됐다면 이번에 문제가 됐던 심판 판정 부분이 보완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페널티킥을 허용한 건 정당한 판정이라 생각한다. 다만 예선 때부터 VAR이 시행되지 않아 오심 문제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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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8강전 베트남과 일본의 경기.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감독은 베트남 기자로부터 질문도 받아달라고 직접 청했다. 지목을 받은 한 베트남 기자는 '다음에 일본 감독과 맞붙으면 어떨까. 일본을 이기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라고 질문했다.

이에 박 감독은 잠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23세 이하 대회였다. 여기는 성인 국가대표팀이다. 그 부분에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선수 구성상 충분히 우승 후보에 들어갈 수 있는 좋은 팀이다. 우리가 일본과 동등한 경기력을 가지기에는 여러 가지 선수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전체적인 베트남 축구 자체 시스템이 환경적으로 갖춰져야만 경쟁력이 좀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계속해서 박 감독은 "지난해 한 해를 되돌아봐도 내가 베트남에서 그 정도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정말로 지난해는 기적 같은 한 해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나와 우리 선수들이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베트남은 아시아 톱 레벨 팀들과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이란과 이라크, 요르단, 일본 등과 경기를 하는 게 쉽지 않다. 이런 경기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 경험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으리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기자회견이 끝났다. 박 감독은 단상 위에서 내려와 한국, 베트남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그러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이제 갈게! 빠이빠이." 박 감독은 매우 마음이 홀가분한 듯했다. 돌아서는 그를 향해 취재진의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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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는 박항서 감독.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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