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가 휴일에 200km나 달려간 이유, '공 잘 차는 누나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9.02.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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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서로 기를 불어넣었다. 백승호가 2019 WK리그 연속 제패는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대거 차출까지 앞둔 여자축구팀 인천현대레드엔젤스를 찾은 날.

백승호의 1월은 화려했다. 지로나 유니폼을 입고 본격적으로 1군 무대를 탐하기 시작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만난 것을 계기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다시 아틀레티코와 차례로 맞붙었다. 경기를 능수능란히 다룬 수준은 아니었을지라도, 상대 레벨이 남달랐다는 데 이 선수의 잠재력과 가치가 묻어났다.


2월 들어서도 바빴다. 백승호는 1군 레귤러 멤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교체 카드 석 장 안에 드느냐를 놓고 에우세비오 사크리스탄 감독의 출격 명령을 기다린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한국 명절 설에 맞춰서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현대제철을 방문한 것. 이들은 지난달 24일부터 스페인 전지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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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이라면 백승호를 빼놓을 수 없다. 현대제철은 지난 5년간 매 겨울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거치며 연속 우승의 원동력을 찾았다. 백승호가 FC바르셀로나에 머물렀던 시기와도 겹친다. 타지에서 만난 이들은 축구란 공감대를 갖고 연을 이어왔다.


개인적인 친분으로도 이어졌다. 백승호가 FIFA 징계 등으로 힘겨워할 때, 현대제철 누나들은 위로하며 힘이 돼준 사이. 2017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전 당시 백승호가 골 세리머니를 두고 "마라도나 얘기가 아니다. 축구를 하는 친한 누나들이 경기를 보러 오기로 했는데, 표를 잘못 구매했다. 표 하나 제대로 못 사냐는 의미였다"고 밝힌 '그 누나들'이다.

백승호는 이번에도 누나들을 위해 달려갔다. 지로나 자택에서 바르셀로나 남부 따라고나 훈련장까지는 200여 km. 과거 바르사 소속이었을 때보다는 다소 멀어졌지만, 백승호는 휴일을 이용해 짬을 냈다. 평소 스페인 현지를 찾는 한국 축구인이나 축구팬들을 환대해온 부모 역시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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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조우한 이들은 웃음꽃 만발이었다. 함께 식사하며 그간 다하지 못한 얘기를 나눴다. 축구도 당연히 빠지지 않았다. 서로 "힘내자"며 앞날을 응원했다. 현대제철은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여자 월드컵 대표팀 주축으로, 백승호는 국가대표팀 발탁 여부를 놓고 2019년 더없이 중요한 한 해를 보내야 한다.

현대제철은 다음날 RCD에스파뇰 여자팀과 격돌했다. 발렌시아 여자팀을 7-1로 대파한 뒤 맞는 또 다른 현지 매치업이었다. 주도권은 현대제철 몫이었다. 이소담의 선제골로 스페인 여자축구리그 중하위권 팀에 리드까지 점했다. 하지만 페널티킥 실점을 헌납하며 아쉽게 1-1로 비겼다. 발렌시아, 바르셀로나를 거친 현대제철은 마지막으로 마드리드에서 2019시즌 구상을 마칠 계획이다.

백승호는 최근 값진 경험 덕에 자신감이 크게 붙었다. '나도 된다'는 걸 몸소 경험한 뒤 더욱 박차를 가하는 중. 이번 달에도 좋은 매치가 많다. 레알 마드리드, 레알 소시에다드 등과 맞대결을 기대한다. 소속팀 활약은 생애 첫 성인 대표란 영예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지로나,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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