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3타점 날려먹고...' 머리 쥐어뜯은 한화 오선진의 진심 [★현장]

울산=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6.0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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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만난 오선진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아쉬움을 곱씹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동료의 3타점이 자신의 주루 실수로 날아갔다. 이른바 '순삭(순간 삭제)'이었다. 경기 후 그는 멍한 표정을 지은 뒤 급기야 자신의 머리까지 쥐어뜯으며 자책했다. 하지만 그의 진심은 하나, '미안함'이었다. 한화 내야수 오선진(30)이 몇 분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5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이날 오선진은 결정적 상황에서 수비 방해를 범하며 지옥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결승타를 치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먼저 지옥에 간 상황.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7회초였다. 한화의 2사 만루 기회서 송광민이 3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쳐냈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6-3으로 역전에 성공한 한화.

그런데 이후 양상문 롯데 감독의 항의로 판정이 번복됐다. 앞서 2루 주자 오선진이 3루로 가는 과정에서 롯데 3루수 문규현과 충돌했는데, 심판진이 이를 수비 방해로 인정한 것이다. 점수는 6-3에서 다시 3-3으로 돌아왔다. 물론 송광민의 3타점도 날아갔다.


그래도 하늘은 오선진을 버리지(?) 않았다. 기회가 다시 그에게 찾아왔다. 무사 만루 기회서 오선진이 타석에 들어선 것. 오선진은 구승민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를 공략,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타였다.

경기 후 만난 오선진은 결승타 상황에 대해 "무조건 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외야 뜬공을 치든, 볼넷을 나가든 무조건 쳐야 한다는 마음가짐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수비 방해 상황에 대해 오선진은 "손승락 선배님이 와인드업을 길게 가져가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었다. 그런데 타구가 머리 위로 오길래 피하려고 뒤쪽으로 가다가 (문규현과) 부딪혔다"면서 "(송)광민이 형이 괜찮다고 했지만…. 팀과 감독님, 코치님, 광민이 형에게 미안하다. 또 6회 제가 공을 놓쳐 승리를 못 따낸 (김)범수한테도 미안하다"며 팀과 관련된 모두에게 사과했다.

끝으로 오선진은 "다음에도 이런 상황이 오면 수비수와 겹치지 않게, 중간에 있을 것 같다"고 다짐한 뒤 "만약에 졌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정말 최고로 힘든 경기였다. 그래도 팀이 이겨 다행이다. (송)광민이 형 죄송합니다"라면서 연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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