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터너, 벼랑 끝에서 호투... '불펜 강등' 일단 피했다 [★분석]

대구=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7.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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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이콥 터너.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오늘 던지는 것을 보겠다. 이번에도 부진하면 조치를 취할 것이다"

9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 박흥식 감독대행이 강한 어조로 제이콥 터너(28)에 대해 남긴 말이다. 터너로서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리고 자신의 힘을 보였다. 압도적이지는 못해도, 호투는 호투였다.


터너는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동점에서 내려와 승패는 없었다.

6월 27일 키움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한 후 두 경기 만에 다시 퀄리티스타트(QS)를 만들어냈다. 지난 4월 30일 홈 삼성전 이후 70일 만에 만든 무실점 투구다. 공교롭게도 삼성을 상대로 모두 무실점이다(2경기 13이닝).

기본적으로 공이 좋았다. 속구는 최고 155km까지 나왔고, 투심도 최고 152km가 찍혔다. 여기에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섞었다. 투구수 102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4개였고, 비율도 62.7%로 나쁘지 않았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2회부터 6회까지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실책,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폭투 등도 겹쳤다. 그래도 단 하나의 적시타도 내주지 않았다. 득점권에서 9타수 무피안타. 탈삼진도 6개나 있었다.

빅 리거 출신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터너었지만, 사실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이 제구다. 빠른 공을 던지지만,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승부를 쉽게 가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하는 상황이 잦았고, 이는 피안타로 연결됐다. 이것조차 안 되면 볼넷이었다.

박흥식 감독대행은 9일 경기를 앞두고 "빠른 공을 던지고, 위력도 있는데 기복이 심하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볼을 자꾸 던진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크다. 상대 타자들이 쉽게 판단을 내린다. 그러면서 볼이 많다. 야수를 믿고 정면승부를 하면 된다. 공이 좋아서 타자들도 밀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까지 본다. 기회를 많이 줬다. 변하지 않으면 우리도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겠나. 오늘도 좋은 내용이 안 나온다면, 보직을 변경할 것이다. 선발로 들어갈 젊은 투수들이 있다. 터너가 잘 던진다면 다음에도 또 선발로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터너는 벼랑 끝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냈다. 오롯이 삼성 타선을 압도한 투구는 아니었다. 그래도 필요할 때마다 삼진과 범타를 이끌어냈다.

또한 박흥식 대행이 강조했던 '어려운 승부'가 없었다. 볼-볼 하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이 없었다. 결과만큼이나 고무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터너가 호투를 펼쳤고, 불펜 강등을 스스로의 힘으로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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