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강조한 염경엽 "서·태·훈 완성은 궂은일 맡아준 동료들 덕" [★현장]

인천=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9.0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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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서진용, 하재훈, 김태훈(좌측부터). /사진=SK와이번스
"다들 '서태훈' 필승조를 이야기 하지만 뒤에서 받쳐준 선수들 역할이 매우 컸다."

SK 와이번스 염경엽(51) 감독이 '서태훈' 필승조의 완성은 그들을 제외한 다른 투수들이 추격조, 패전조 등 각자의 위치에서 제 몫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SK는 올 시즌 서진용(27), 김태훈(29), 하재훈(29)으로 이어지는 막강 승리조를 구축했다. 이들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 '서태훈' 필승조로 불린다.

서진용은 63경기 59이닝 3승 1패 29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14, 김태훈은 64경기 64⅓이닝 4승 3패 26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3.50, 하재훈은 55경기 53⅓이닝 5승 3패 3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 중이다. 7, 8, 9회를 이른바 순간 삭제하는 리그 최강의 승리조다.

그럼에도 염경엽 감독은 지난달 30일, 이들이 "아직은 미완"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 "이 선수들이 스스로 잘한 점도 물론 있지만 이들을 뒤에서 받쳐준 투수들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잘 되긴 힘들었을 것"이라 진단했다.


즉, 팀 투수진 전체의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투수 개개인도 돋보이는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느 한 곳에 빈틈이 생기면 다른 쪽에 과부하가 걸려 결국 페이스가 떨어지기 마련이고 악순환이 일어나 마운드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염경엽 감독의 지론이다.

염 감독은 "정영일이나 박민호, 박희수 같은 투수들이 제 몫을 잘해줬기 때문에 '서태훈'이 잘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들 중에 하나만 망가져도 연쇄적으로 무너지게 돼 있다. 그걸 방지하는 것이 내 역할이고 그래서 항상 4, 5, 6, 7번째 카드를 쥐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서태훈' 필승조 조차도 아직 조심스럽게 기용한다. 커리어가 확실한 수준까지 오르지는 않았다고 본다. 염 감독은 "투수든 타자든 최소 3시즌은 연속해서 보여줘야 한다. 그쯤 돼야 스스로 멘탈과 루틴이 확립된다. 좋을 때, 나쁠 때를 알고 어떻게 수습하는지 느끼게 된다. 그전까지는 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리 또한 시스템의 일부다. 염 감독은 "예를 들면 얻어맞고 지키지 못한 경기가 나오면 연투는 시키지 않는다. 회복할 시간을 준다. 그리고 다음에는 조금 약한 타선에 올려준다. 자신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라 설명했다.

'서태훈' 중 한 명이 제 컨디션이 아닐 경우를 대비해 '4번 카드'도 항상 준비 중이다. 염 감독은 "4, 5, 6, 7번 중에 그날 몸 상태가 가장 좋은 투수가 가장 난이도가 낮은 순간에 나간다. 결과가 좋으면 자신감이 붙고 이런 반복을 통해 또 다른 필승조가 태어난다"고 말했다.

1일 LG전은 SK 불펜진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선발 소사가 2⅔이닝 5실점 조기 교체되자 구원 '시스템'이 가동됐다. 박민호가 3회부터 조기 투입 돼 급한 불을 껐다. 4회부터는 신재웅이 1⅓이닝을 끊었다. 6회 정영일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7회가 왔다. 7회부터는 김태훈, 서진용, 하재훈이 차례로 나와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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