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펜 '마스터키' 김대현 깨운 '롸켓'의 조언 "다 직구 노리잖아" [★현장]

인천=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9.01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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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대현. /사진=뉴스1
"동현이형이 그러더라고요, 다 네 직구 노리고 있다고요."

LG 트윈스 불펜의 '마스터키' 김대현(22)을 각성시킨 '롸켓' 이동현(36)의 조언이다. 힘 일변도로 승부 해왔던 김대현은 이동현의 한 마디를 듣고 느낀 바가 컸다.


김대현은 8월 31일 인천 SK전 5-4로 쫓긴 6회 2사 만루 위기에 구원 등판,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정리했다. 6-4 승리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 올 시즌 네 번째 홀드를 기록하며 LG 불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선배 이동현의 충고를 듣고 느낀 바가 컸다. 김대현은 "내가 좀 좋지 않을 때에는 타자를 힘으로 눌러서 이겨보려는 버릇이 있었다. (이)동현이형이 '다 너의 직구를 노리고 있다'며 조금 유연하게 승부를 해보라 이야기 해주셨다. 그 말을 마음에 담고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돌아봤다.

김대현이 마운드에 오른 순간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5-2로 리드하던 6회말, 선발 윌슨이 급격히 흔들렸다. 진화에 나선 좌완 진해수도 안타를 하나 허용하며 고전했다. 김대현은 5-4로 몰린 2사 만루 상황에 SK 간판타자 최정을 상대하러 투입됐다. 김대현은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구사해 최정을 포수 땅볼로 막았다.


김대현은 전날 한화전에도 팀을 벼랑 끝에서 건졌다. 0-1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 위기서 이성열, 송광민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팀이 비록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LG는 김대현의 역투 덕에 반격 기회라도 얻을 수 있었다.

김대현은 "큰 것 하나를 맞으면 경기가 그냥 넘어갈 상황이었다. 코치님들도 최대한 어렵게 승부하라고 주문하셨다. 볼넷을 줘도 된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어렵게 간다고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히려 정면승부를 강행하지 않았던 것이 상책이었다는 이야기다.

김대현은 올해 32경기 5승 4패 4홀드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고 있다. 2016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뽑힌 특급 유망주 김대현은 본래 선발 요원이었다. 올해에는 팀 사정상 롱릴리프, 추격조, 필승조를 오가며 전천후 활약 중이다. 구원 등판 기록만 살펴보면 30경기 48⅔이닝 5승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2.40의 특급 성적이다.

김대현은 선발이든 중간이든 전혀 개의치 않고 팀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최선을 다해 막겠다는 마음 뿐이다. 김대현은 "보직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마운드에 오르면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만 한다. 결과가 어떻게 될까 걱정하기 보다 내 공을 던진다는 신념으로 투구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 오리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대현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안방마님 유강남도 김대현이 한층 성숙했다고 기뻐했다. 유강남은 "(김)대현이가 이제 자기 공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던진다. 무엇보다 슬라이더 등 변화구 제구력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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