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이 먼저' 외친 데이터 대가, 허삼영 감독의 이유 있는 아이러니

대구=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11.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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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허삼영(우) 감독이 4일 경산 볼파크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며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동영 기자
"데이터를 정말 좋아하지만 숫자로 모든 걸 할 수는 없다."

'데이터 대가' 삼성 라이온즈 신임 허삼영(47) 감독이 밝힌 철학이다. 데이터 전문가인 허삼영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정신력을 강조했다. 데이터는 효율을 높일 뿐이다. 결국 정신력이 바탕이 돼야 능력이 극대화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삼영 감독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전 경산 볼파크서 시작한 마무리훈련서 선수단을 처음으로 지휘했다. 오후에는 취재진을 만나 청사진을 밝혔다. 허 감독은 데이터와 경쟁, 멀티 포지션을 자주 언급하며 동시에 팀의 근간이 될 정신력이 있어야만 하나로 뭉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삼영 감독은 1991년 삼성에 투수로 입단했다. 5년 동안 1군 통산 4경기에 그쳤다. 부상 탓에 일찍 은퇴했다. 성실함을 인정받아 1996년 훈련지원요원으로 입사했다. 1998년부터 전력분석 업무를 맡았다. 감독으로 발탁되기 직전까지는 전력분석팀장과 운영팀장을 겸임했다. 20년 넘게 숫자와 데이터를 따지는 게 일이었다.

그런 허 감독이 선수단과 첫 만남에서 주문한 이야기가 '태도'였다. 허 감독은 "선수들에게 스스로 철칙과 원칙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그것만 지켜준다면 모든 플레이는 자연스럽게 강해진다. 밖에서 보이는 사생활은 물론 인생까지 달라질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데이터 전문가인 만큼 데이터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정확히 짚었다. 허삼영 감독은 "전력분석을 20년 넘게 했지만 트렌드는 계속 바뀐다. 데이터를 정말 좋아하지만 문제는 야구는 숫자로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결국 100% 실력을 발휘하고 또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정신적으로 뭉칠 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허 감독의 생각이다. 허 감독은 "투, 타에서 근간이 될 선수들을 찾고 있다. 실력적인 측면은 당연하고 정신적인 면에서도 동력이 될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선수단 내에 정신적인 동력이 중요하다. 기강 문제는 감독, 코치가 잡는 데 한계가 있다. 라커룸에서 알아서 움직여 줘야 한다. 그게 프로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야수에서는 김헌곤(31)과 구자욱(26), 투수에서는 오승환(37)을 지목했다. 허 감독은 "면담을 다 했고 바라는 바를 이야기했다. 김헌곤과 구자욱은 중심이 될 연령과 위치가 됐다. 변화에 대한 의지가 나보다 강하더라. 고마운 일"이라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승환은 딱 한 마디로 허 감독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허 감독은 "오승환은 말이 적다.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그 한 마디로 다 끝났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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