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작 'MVP' 없었던 MVP 시상식장, 마냥 웃지 못했던 ★들의 추모

코엑스(삼성동)=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11.26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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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상식에서 박병호와 양의지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故 김성훈 선수를 기리며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올 시즌 MVP 주인공은 뜻깊은 일을 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그리고 시상대에 선 또 다른 최고의 별들은 마냥 웃지 못했다. 최고 영광의 순간 그들은 故 김성훈을 떠올리며 추모했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상식이 25일 오후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렸다.


KBO 리그의 한 시즌을 정리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MVP의 영광은 린드블럼(32·두산)에게 돌아갔다. 린드블럼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880점 만점 중 716점을 획득, 양의지(NC·352점)와 양현종(KIA·295점) 등을 제치고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요르단에서 해외 의료 봉사를 하는 관계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예년 같았으면 린드블럼도 축제의 장에 함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프리미어12 대회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올해에는 프리미어12 대회가 시즌 종료 후 바로 열려 시상식도 뒤늦게 개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재훈 두산 코치가 대리 수상을 했다.


린드블럼은 영상을 통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면서 "저와 제 아내는 제 딸의 심장 수술을 집도한 의사, 간호사들과 함께 현재 요르단에서 난민 어린이들을 치료해주는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MVP를 수상하게 돼 엄청난 영광으로 생각한다. KBO리그 첫 등판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 흘렀다.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제 목표는 늘 최고가 되는 거였다"면서 가족과 에이전트, 통역 스태프, 상대 팀들, 박세혁(29·두산)과 양의지(32·NC), 강민호(34·삼성), 그리고 KBO 리그 팬들과 두산 구단 및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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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LG 정우영을 비롯한 각 부문 수상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또 다른 별들은 마냥 웃지 못했다. 지난 23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민호(50) KIA 타이거즈 코치의 아들 故 김성훈을 떠올리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평균자책점 부문 1위(2.29)에 오른 양현종(31·KIA)은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잠시 말을 멈췄다. 이어 양현종은 "마지막으로 코치님께서 (김성훈에 대해) 열심히 하는 선수라 거론하더라"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한 뒤 "이루지 못한 꿈을…. 하늘나라에서 반드시 좋은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4년 만에 홈런왕에 복귀한 박병호(33·키움)도 고인을 추모했다. 박병호는 수상 소감에 앞서 "故 김성훈 선수와 가족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면서 고인을 기렸다.

올 시즌 39도루를 기록하며 도루왕을 차지한 박찬호(24·KIA)는 김민호 코치를 아버지라 말하면서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박찬호는 "김민호 코치님께서 언젠가 저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식들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코치님 말씀대로 정말 (코치님을) 아버지라고 생각한 선수들이 많다. 그걸 꼭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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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서 KIA 양현종이 평균자책점상 부문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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