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JTBC, SBS 플러스 |
올해 예능계에서는 리얼 버라이어티, 관찰, 육아 등에 밀려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스포츠 예능이 다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며 다양한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올 한해 JTBC '뭉쳐야 찬다', KBS 2TV '으라차차 만수로', '씨름의 희열', SBS 플러스 '다함께 차차차' 등 다수의 스포츠 예능이 등장했지만, '뭉쳐야 찬다'만이 시청률에서 성공을 거뒀고, 나머지 프로그램들은 시청률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9년 3개의 축구 프로그램 중 '뭉쳐야 찬다'만 화제를 모은 이유는 무엇일까. '뭉쳐야 찬다'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안정환 감독을 필두로 이만기, 허재, 여홍철, 이형택, 이봉주 등 스포츠 전설들이 조기축구에 도전한다고 해 방영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방영 이후 '뭉쳐야 찬다'는 스포츠 전설들의 노쇠한 몸과 축구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일반인들도 만만히 볼 경기력으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안정환 감독이 형님들을 아우르는 리더십부터 허재의 허당 면모, 이형택의 깐족거림까지 심상치 않은 포인트들이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이뿐만 아니라 40~50대 멤버들의 '아재개그'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며 동시간대 방영 중인 SBS 대표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와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이에서도 5~7%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뭉쳐야 찬다' 성공 이후 비슷한 콘셉트인 '다함께 차차차'가 등장했다. '다함께 차차차'는 선수 출신들이 아닌, 개그맨 이수근을 필두로 모델 한현민, 가수 정세운, 하성운, 유승우, 송유빈, 김국헌 등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출연진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그라운드계의 풍운아' 이천수가 감독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러한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1%도 넘지 못하는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다함께 차차차'는 인기에 기반한 캐스팅에만 의존하며, 대중들의 공감 포인트를 짚어내진 못했다.
/사진제공=KBS 2TV |
지난 10월 종영한 '으라차차 만수로'도 축구 예능이었다. 배우 김수로가 영국 프로축구 13부리그 첼시 로버스 팀의 구단주가 되는 도전기를 그리며 유럽 축구의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한 유럽 축구 운영기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13부리거들의 지루한 경기력은 물론, 새롭지 못하고, 재미 포인트를 살리지 못했던 연출은 재미를 반감시키며 최고 시청률 3.5%로 아쉬운 종영을 맞이했다.
2019년 축구 이외에 씨름 예능인 '씨름의 희열-태백부터 금강까지'가 탄생한 것은 고무적이다. 앞서 100kg 이상의 천하장사들이 주목을 받던 씨름에서 탈피해 태백급부터 금강급까지 선수들을 모아 90kg을 기점으로 경량급 최강자를 가린다.
특히 '씨름의 희열'은 방영 전부터 유튜브 등 각종 SNS에서 화제를 모은 황찬섭, 이승호 등 경량급 선수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들은 안다리 걸기, 밭다리 걸기 등 기존 획일화된 공격으로 경기가 늘어지던 기존 경기와는 달리 찰나의 순간에 승패가 결정나게 만드는 등샅바 밭다리, 차돌리기 뒤집기 등 화려한 변칙 기술을 선보여 젊은 세대들에게 씨름의 매력을 어필했다. 그동안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씨름이 부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최고 시청률도 3.0%(12월 14일)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씨름의 희열' 방영 시간대인 토요일 오후 10시 35분에는 SBS '스토브리그', '그것이 알고 싶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등 인기 프로그램과 시간대가 겹쳐 시청률 수치가 아쉬운 대목이다. 그래도 화제성만큼은 잡았다는 평가다.
/사진=스타뉴스, 나무엑터스 |
이처럼 앞서 소개한 프로그램 중 시청률에서는 '뭉쳐야 찬다'가, 화제성에서는 '씨름의 희열' 정도만이 성공한 스포츠 예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뻔한 소재, 늘어지는 전개, 출연진들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시도는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2020년에도 다수의 스포츠 예능이 등장할 예정이다. 서장훈을 필두로 한 농구 예능 '진짜 농구, 핸섬 타이거즈', 배우 지성, 강기영, 황희, 이태선이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펼쳐지는 마라톤에 도전하는 'RUN', 그리고 김종국과 양세찬이 출연을 확정한 전설적인 축구 예능 시리즈 '날아라 슛돌이-뉴 비기닝'까지 편성을 확정해 이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앞선 실패의 사례처럼 출연진들의 이름값과 종목의 인기에 편승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뭉쳐야 찬다'가 어떻게 대중들의 마음을 훔쳤는지를 살펴보고 나와야 할 것이다. 이처럼 점점 늘어나고 있는 스포츠 예능이 앞선 작품들의 실패 사례를 따라갈지, 자신들만의 돌파구를 마련해내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