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NC전에서 또 한 번 무너진 두산 이형범. |
두산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전에서 6회까지 4-1로 앞서다 추격을 허용해 6-12로 패했다. 9회초에만 9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길 수 있었던, 나아가 이겨야 했던 경기다. 선발 유희관이 6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쳤고, 타선도 7회까지 4점을 냈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이날만 그런 것도 아니다. 올 시즌 두산의 불펜은 초반 자주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일 KT전의 경우 10-4로 앞선 상황에서 불펜이 줄줄이 실점했고, 9회 11-11 동점까지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11회 13-12 끝내기 승리는 따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평균자책점 9.90으로 부진한 두산 최원준. /사진=뉴스1 |
이날 경기를 포함해 두산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8.14에 달한다. 8점대는 두산이 유일하다. 피안타율 0.329, 피출루율 0.397, 피장타율 0.516, 피OPS 0.913이다. 승계주자 실점도 20점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두산 불펜은 평균자책점 3.64를 찍으며 리그 2위에 올랐다. 피안타율 0.267-피출루율 0.319-피장타율 0.351-피OPS 0.670도 일궈냈다. 강력함을 뽐냈다는 의미다.
이와 비교하면 올 시즌 초반 두산의 불펜은 처참한 수준이다. 시즌 전 마무리로 낙점받았던 이형범은 블론세이브 2개에 평균자책점 16.20이다. 스윙맨 역할이 기대됐던 최원준도 평균자책점 9.90에 그치고 있다.
현재 두산 불펜진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현승. /사진=뉴스1 |
타선은 몫을 하고 있다. 팀 타율 0.316과 팀 OPS 0.854로 각각 2위다. 팀 득점 94점도 리그 2위. 화력은 된다. 선발진의 경우 평균자책점 4.83으로 리그 6위에 그치고 있기는 하지만, 최소한 중간은 간다.
불펜은 아니다. 현재 리그에서 가장 좋지 못한 불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대안도, 돌파구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두산은 퓨처스팀 평균자책점도 6.30으로 11팀 가운데 9위에 머물고 있다. 김강률이나 곽빈 등은 6월초가 되어야 퓨처스리그에 등판할 예정이다. 1군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무리 많은 점수를 내도 지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지금 두산이 그렇다. 이대로라면 '1강'이라는 수식어를 내려놔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