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강렬함 벗은 유아인..친숙하게 귀엽게②

[★리포트]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6.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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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살아있다' 스틸컷


유아인이 돌아왔다. 강렬한 캐릭터로 출연하는 작품마다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독보적인 필모를 만들어 가고 있는 유아인이 이번에는 힘을 빼고, 나사도 어딘가에 하나 빼놓은 채 친숙하게 돌아왔다. '베테랑'의 조태오나 '사도'의 사도세자, '버닝'의 종수의 모습은 없다.

유아인은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에서 우준우 역할을 맡아 관객을 만난다.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의 공격에 통제불능이 된 도시. 잠에서 깬 준우는 가족들이 다 나간 집에 혼자 남은 것을 알게 된다. 데이터와 와이파이, 문자와 전화 모든 것이 끊기고 가족과 연락이 두절 된다. 집 안에는 먹을 음식까지 얼마 없는 상황에서 버티던 준우는 건너편 아파트에 자신처럼 고립돼 있는 유빈(박신혜 분)을 알게 되고 살아남기 위해 방법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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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살아있다' 스틸컷


당초 '얼론'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던 영화 '#살아있다'는 감염자로 칭해지는 좀비 떼 속에서 살아남는 청년의 모습을 그린다. 좀비떼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미션은 기존의 좀비 영화 장르가 보여준 것과 궤를 같이 하지만 큰 틀 위에 다른 이야기를 담아냈다. 아파트 안에 숨어있지만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 그리고 배고픔, 소통할 수 없는 무서움, 혼자라는 외로움, 가족들의 생사를 알 수 없는 괴로움까지 영화는 이야기한다.

영화는 중반까지 준우라는 캐릭터 홀로 끌고 간다. 준우는 좀비떼와 싸우는 대신 좀비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일, 그리고 자신이 살아있다고 알리는 일에 힘쓴다.


영화 속 준우는 좀 날리는 캐릭터다. 빡빡 깎은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게임에 빠진 청춘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하기도 하지만, 좀비 시체를 옆에 두고 브랜드 있는 옷을 챙기느라 정신 팔리는 나사 하나 빠진 인물이기도 하다. 귀엽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다.

유아인은 중반까지 홀로 영화를 끌고 가면서 준우라는 친근한 인물로 스크린을 꽉 채운다. 혼자 집에 고립된 그에게는 대사도 거의 없다. 휴대폰으로 영상 녹화 하며 내뱉는 말이나, 혼잣말이 전부다. 하지만 영화는 심심하지 않다. 손짓 하나, 감탄사 하나, 몸짓 하나로 준우를 표현해 낸다. 유아인은 평범한 인물을 연기하며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고, 평범하지 않게 표현하며 감탄을 자아낸다. 공감을 끌어내기에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크게 와닿고, 특별하기에 관객의 가슴을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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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살아있다' 스틸컷


특히 준우가 고립된 지 수십일 뒤 외로움에 몸부림 치는 모습이나, 가족들의 생사를 알고 난 뒤 괴로워 하는 장면은 '역시 유아인'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는 강렬하고 과잉된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필요한 순간 꺼내서 보여준다. 후반부에는 완전히 다른 색깔을 가진 배우 박신혜와 절묘하게 케미를 만들어 낸다.

'#살아있다'는 기존의 좀비영화와 다른 결의 좀비생존드라마다. 영화 제목처럼 준우를 표현한 유아인의 연기 역시 살아있다. 유아인, 박신혜 젊은 두 배우의 연기 덕분에 신선한 좀비생존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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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살아있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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