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천 SK전에서 2홈런을 때리며 팀 승리를 이끈 두산 박건우. /사진=김동영 기자 |
박건우는 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솔로포 두 방을 때리는 등 4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첫 타석에서 팔뚝에 사구를 맞기도 했지만, 이후 맹타를 휘둘렀다.
직전 2경기에서 9타수 1안타로 좋지 못했지만, 이날은 완전히 폭발했다. 박건우가 한 경기 2홈런을 친 것은 2017년 9월 17일 대구 삼성전 이후 1115일 만이었다. 덕분에 두산도 9-4로 승리했고, 4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박건우를 만났다. 좋은 활약을 했지만, 웃음기 없이 담담하고, 차분했다. 타격감이 좋지 않단다.
우선 박건우는 2홈런에 대해 "외야로 칠 생각은 없었다. 유격수나 2루수 쪽으로 라인 드라이브성, 빠른 타구를 만들려고 했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니까 공이 떠서 날아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타격감을 묻자 "사실 지금 최악이다. 타석에서 공이 잘 안 보인다. 힘든 시기인데 그래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아닌가 싶다. 이겨내야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슬럼프 극복은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박건우는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멘탈 아닌가 싶다. 치는 것을 보면 달라진 것이 없는데 안타가 안 나오고 타율이 떨어지면서 나 혼자 급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3할을 포기하자는 생각을 한다. 작년보다 홈런도 많이 쳤고, 득점도 많이 했다. 1번 타자면 이것이 맞는 것 아닌가. 좋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더했다.
현재 박건우는 118경기에서 타율 0.298, 14홈런 64타점 96득점을 기록중이다. 지난 시즌에는 127경기, 타율 0.319, 10홈런 64타점 83득점을 올렸다. 홈런-득점은 이미 넘어섰다. 타점도 시즌을 덜 마친 상황에서 이미 같은 수치.
떨어진 건 타율 정도다. 그나마도 거의 3할이다. 지난 6월 13일 첫 3할(0.302)을 기록한 후 0.327까지 올랐었다. 이후 가장 낮게 떨어진 타율이 0.292다. 아주 크게 추락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마저도 다시 올렸다. '포기하자'는 3할도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멀리 칠 생각을 안 했는데 홈런이 나왔고, 타율도 크게 생각을 안 하는데 일정 이상 나온다. '최악'이라 했지만, 기록은 또 다르다. 아이러니하게도 내려놓으니 결과물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