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에 몸 던진 '햄스트링 부상자' 박경수의 투혼, KT 전투력 깨운다

고척=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11.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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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가 9일 고척 두산전 9회말 내야안타를 치고 1루에 몸을 던지고 있다.


KT 위즈 박경수(36)는 햄스트링 부상을 최근 가까스로 회복했다. 부상 재발에 유의해야 하는 그가 9회말, 땅볼 타구에 전력질주 끝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감행했다. 박경수의 투혼이 2차전부터 KT의 전투력을 깨울 수 있을까.

박경수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6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경수는 시즌 막판 햄스트링을 다쳤다.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트레이닝 파트가 집중 관리를 해줘 빠르게 회복했다.


9일 경기를 앞두고 박경수는 "사실 다치는 순간 올해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다쳐 본 사람은 그 느낌을 안다. 정말 다행스럽게 선수들이 정규시즌을 2위로 끝내서 시간을 벌었다. 트레이닝 파트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재활을 시켜줬다. 감사할 뿐이다"라 돌아봤다.

박경수는 프로 18년 차 베테랑이지만 포스트시즌은 처음이다. 그만큼 간절했던 꿈을 이뤘다. 36세 7개월 9일의 나이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국내 선수 기준 최고령 포스트시즌 데뷔 신기록이다. 박경수는 "이렇게 오래 못할 줄은 몰랐다. 즐거운 마음으로 왔다. 즐긴다는 게 쉽진 않지만 어쨌든 재밌게 하려고 왔다. 최고령답게 플레이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경수는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방망이를)돌리겠다. 선두타자로 선다면 또 출루를 염두에 두겠다. 상황에 따라서 타석에 임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박경수는 두산 선발 플렉센의 강속구에 고전하며 첫 타석 삼진, 두 번째 타석 병살타로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7회 세 번째 타석에선 끈질기게 공을 지켜보며 볼넷을 골랐다. 2-3으로 뒤진 9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가게 됐다. 박경수는 두산 마무리 이영하의 4구를 때렸다. 3-유간 깊숙한 곳으로 굴렀다. 자칫 유격수 땅볼에 그칠지 몰라 박경수는 이를 악물고 뛰었다. 햄스트링 부상 재발 위험도 잊은 듯 전력 질주했다. 1루에서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KT는 무사 1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결국 2-3으로 졌다. 하지만 박경수의 마지막 스프린트는 KT의 전투력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이강철 감독 또한 "박경수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하면서 선수들이 적응할 시간을 벌어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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