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감사하다" 2차전 패배 뒤 선수단에 진심 전한 유한준 [PO고척]

고척=이원희 기자 / 입력 : 2020.11.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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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적시타를 때려낸 유한준. /사진=OSEN
"2차전을 마치고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KT 위즈의 정신적인 지주 유한준(39)이 벼랑 끝에 몰린 선수들에게 건넨 말이다. 구단 창단 최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는 기대와 달리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연거푸 패했다. 9일 1차전에서 2-3으로 졌고, 10일 2차전에서는 1-4로 패했다. 격차가 크지 않았기에 아쉬움도 컸다. KT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1패만 더한다면 가을야구가 끝난다.


유한준은 지난 10일 2차전에서 1-4로 패배한 뒤 선수단과 미팅을 가졌다. 아쉬운 패배에 고개를 숙이던 선수들을 향해 "잘하자", "이기자"라는 말 대신 "고맙다",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 유한준은 "1~2차전에서 선수들 모두 하나 된 모습들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이 졌지만, 잘했고, 고맙다고 얘기했다. 또 3경기가 남았으니 여기까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좋은 분위기에서 뛰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유한준의 진심이 통해서였을까. KT가 반격의 1승을 날렸다. 12일 고척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5-2 완승을 거뒀다. 외국인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가 8이닝 1실점(1자책) 역투를 펼쳤고, 타선도 11개의 안타를 뽑아내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유한준의 역할도 컸다. 이날 KT는 1회와 5회, 6회, 7회 등 네 차례나 득점권 찬스를 무산시켰다. 그러나 8회초 2사 후 KT 타선이 다시 한 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황재균(33)의 볼넷 이후 멜 로하스 주니어(30)가 중전 안타를 때려내 1,3루 찬스로 연결시킨 것. 이어 유한준이 적시타를 날려 답답했던 득점권 부진을 깨뜨렸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35)가 몸을 날렸지만 타구가 살짝 빠져나갔다.


덕분에 KT는 상대 포일과 배정대(25)의 2타점 적시타, 장성우(30)의 추가 적시타로 5점이나 뽑았다. 유한준은 "나도 긴장이 많이 됐고 중압감도 있었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응원해주더라. 그 간절함 덕분에 김재호가 잡을 수도 있었던 공이 안타로 연결된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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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준 적시타 때 환호하는 KT 선수들. /사진=OSEN
사실 유한준은 엄청난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주장', '큰 형님', 또 핵심 선수로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 그래서 티를 내지 않고 선수들을 다독이며 이끌어왔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뒤 "형만 믿고 따라와"라고 얘기한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유한준은 "그런 말을 해서 부담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큰 경기는 고참들이 해줘야 한다. 고참들끼리 얘기를 많이 했고, 결과를 떠나 고참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줘야 선수들이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유한준은 타율 0.273 3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그 약속을 지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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