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목말 태웠던 전설의 단장 "요즘 선수들, 사인 해드리는 건 기본인데..."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2.1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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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스프링캠프서 선수단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정민철 한화 단장.
파고 또 파도 미담만 나온다고 해서 정민철(49) 한화 단장의 별명 중 하나로 '파파미'가 있다. 슈퍼스타로 활약하던 선수 시절, 자신이 살고 있는 집으로 팬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한 일화, 또 경기장에서 만난 팬들에게 목말을 태워줬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런 정 단장은 요즘 젊은 선수들의 팬 서비스와 SNS 활동 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화 스프링캠프가 거제에서 한창인 가운데, 정 단장의 스마트폰은 수시로 울리고 있다. 단장이라는 위치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작은 것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썼다. 수베로(49)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대화는 기본. 그는 경기장 시설 점검과 외국인 선수들과 소통, 신인 선수들 격려, 외부인 초청 및 인사 등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한화는 국내서 개최한 이번 캠프에서 선수단에 특별 주문을 했다. 매일 공지사항에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항상 바른 예절과 복장으로 한화 이글스 프로야구단의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선수단 모두가 각별히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전한 것이다.

캠프에서 만난 정 단장은 이에 대해 "정말 중요한 이야기"라면서 "프로 선수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 성인이고, 어떻게 보면 개인 사업자"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모든 이들이 자신을 다 좋아해 줄 수는 없다. 그래도 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랑을 주는 팬이라면, 선수들 또한 격식 없이 대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인을 해주는 건 기본"이라면서 "가장 좋은 건 주위에 본보기가 되는 선배가 있는 것이다. 그게 후배들한테는 가장 좋다. 흡수를 빨리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 팀에는 정우람(36) 등 열려 있는 선배들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다만 저런 내용을 공지해야 한다는 게 씁쓸한 일"이라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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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철 한화 단장.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정 단장은 선수 시절 팬들을 상대로 한결같이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기로 유명했다. 정 단장은 "예전엔 집으로 찾아오시는 팬 분들이 많았다. 그러면 집에 있는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을 내어줄 때가 있었다. 목말도 태워주고 그랬던 것 같다. 제가 약속이 있어 나갈 때까지 함께 있곤 했다"며 "그런데 그때는 SNS나 스마트폰이 없었다. 저 때는 다들 저렇게 했다. 어차피 제가 그 집에 사는 걸 아시는 팬 분들이다. 저를 좋아해 주시니까 저도 좋은 거고. 요즘하곤 다르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 단장의 말처럼 많은 것이 변한 세상이다. 요즘엔 선수들이 SNS를 통해 손쉽게 팬들과 소통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때로는 사진이나 동영상의 형태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되기도 한다.

정 단장은 "저희 때와는 환경이 다르다. 아시다시피 선수들의 생활도 쉽게 노출된다. 불편한 환경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것만 염두에 두고 생활하면 그래도 조금 논란이 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매일 스트레스가 있다. 자신의 가치를 숫자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경기를 하는 4시간과 바깥 생활을 빨리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경기장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감정을 그대로 갖고 나가면, 그걸 팬 분들께서 느낄 수 있다. 또 그 감정이 때로는 사고로 이어진다"면서 "밖에 나오면 생활인이자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사회 구성원이다. SNS 사고와 관련한 것도 구단 내규가 있다. 저희는 잘못을 했을 경우, 관용 없이 규정을 적용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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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팬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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