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지만 기분 좋죠" 롯데 공부하는 코치와 그 방문 두드리는 투수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2.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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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코치(동그라미 안)가 투수들을 모아놓고 미팅을 하고 있다./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이용훈(44) 투수코치는 롯데 팬들 사이에서 공부하는 지도자로 불린다. 데이터 분석에 능하고 이론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1월 코칭스태프 인선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1군 메인 투수 코치다. 지난해 2군 투수 코치를 맡았던 이용훈 코치가 승격됐다. 지난 시즌 1군을 맡았던 노병오(38) 투수 코치가 키움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이용훈 코치가 올라온 것이다.


지난 2017년 1군 불펜 코치 때에도 평가가 좋았던 이용훈 코치다. 특히 지난해 성민규(39) 롯데 단장이 2군 상동구장에 랩소도, 엣지트로닉 초고속카메라, 핵어택 피칭 머신 등 최신식 장비 투입하면서 이용훈 코치도 장비 활용과 지도를 위해 연구에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더욱 '공부하는 코치'라는 별명이 붙게 됐다.

이에 이용훈 코치는 "너무 잘 포장이 된 것 같다. 특히 '공부하는 코치'라는 수식어는 부담스럽다"고 손사래를 친다.

이 코치는 데이터, 첨단 장비 시설들이 선수들과 소통 창구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첨단 장비 때문에 코치의 역할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코치도 있을 것이다"면서도 "그동안에는 기존의 결과로만 보고 얘기를 해줬을 뿐 과정을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데이터가 있으니 과정과 결과 모두를 확인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해 신뢰가 쌓이고 소통도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롯데 투수들도 장비를 활용하고, 영상을 통해 분석하는 것에 익숙하다. 오히려 이용훈 코치보다 더 잘 아는 선수도 생겼다고 한다. 이용훈 코치는 "이제는 선수들도 많이 알더라. 소위 '빠꼼이(어떤 일에 있어 모르는 것이 없이 훤한 사람을 이르는 말)'들이 많이 생겼다. 그런 선수들 때문에 우리도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가장 이용훈 코치를 귀찮게 하는 선수는 박세웅(26)이다. 훈련이 끝나고서도 자주 이 코치의 호텔 방문을 두드린다. 그는 "(박)세웅이가 많이 물어봐서 때론 귀찮기도 하지만 코치로서는 즐겁다"며 후배의 학구열에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다만 선수들이 유튜브나 SNS을 통해 보는 영상을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 코치는 "영상이나 거기에 나오는 영어만 보고 '이게 맞다'라고 착각을 많이 한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선 코치는 깊게 연구해 선수들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용훈 코치는 "1군에 올라오면서 걱정이 많았다. 내 선택으로 팀의 1승을 잃을 수 있고, 챙길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에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1군은 결과를 중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민이 많고 해결책도 찾으려고 한다. 변수가 많아 유연하게 운영을 해야 하고 만약 승리에 1%의 가능성이라도 더 있을 경우 그 방향으로 투수진을 운영해보려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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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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