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퇴선언 "전 슈퍼스타가 아니라... 아내가 따로 은퇴식 열어준대요"

이천=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2.18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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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포수 이성우(앞). /사진=LG 트윈스 제공
1981년생. 한국 나이로 마흔 하나인 그는 KBO 리그 최고령 포수다.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하지만 그는 올해 연봉 8천만원을 받고 커리어 마지막 시즌을 불태운다. 근데 주전은 이미 포기했고, 경기에 나서는 것마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후배들의 기량 발전만 있다. LG 포수 이성우(41)의 이야기다.

17일 경기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이성우는 "올해 1군에 올라갈 지는 모르겠다. 만약 콜업 되면 가족들을 불러야 할 것 같다. 특히 잠실 홈경기를 앞두고 1군 호출을 받으면 아이들이 유치원을 빠질지라도 2박 3일 정도는 무조건 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의 아내와 두 아들은 광주에 살고 있다.


이성우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할 줄 알았다. 하지만 LG는 그의 가치를 인정했고, 1년 더 함께하기로 했다. 연봉은 2020년과 마찬가지로 8천만원이다.

이성우는 "지난해 은퇴할 줄 알았는데"라면서 "후배 포수 박재욱(26), 김재성(25)과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 주전 유강남(29)의 뒤를 받칠 2,3번 포수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나도 백업을 많이 해봐서 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늘 오버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화려함보다는 안정적으로 침착하게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미 주전을 포기한 것은 물론, 2,3번 포수마저 저들의 자리라고 했다. 이성우는 "1군 출장 욕심은 없다"고 잘라 말한 뒤 "유강남의 뒤를 받쳐줄 포수가 나오면 된다. 후배들의 성적이 잘 나는 게 저의 바람"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딱 1경기에 나설 수 있다면 팀 승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생각은 많이 하고 있다. 기회가 안 와도 서운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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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인 LG 이성우. /사진=LG 트윈스 제공


하지만 정작 류지현(50)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류 감독은 "이성우는 아직 경쟁력이 있다. 고참으로서 주변을 다스리는 능력도 굉장히 좋다. 경기 중 벤치에 앉아있는 걸 본 적이 없다. 불펜과 벤치 사이에 선 채 계속 선수들을 지켜본다.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팀에 굉장한 영향력이 있다. 만약 올해 해외서 캠프를 꾸렸어도 이성우와 김용의(36)는 무조건 데리고 갔을 것이다. 그들은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함께 뛰었던 박용택(42)과 정근우(39), 그리고 한화의 김태균(39)도 은퇴했다. 특히 김태균은 은퇴식에서 펑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성우는 "제가 (박)용택이 형이나 (정)근우처럼 슈퍼스타도 아니고…"라면서 "(팬들과 동료들) 앞에서 울지는 못하겠지만, 차를 타고 가면서…. 그리고 가족들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다. 아내가 집에서 따로 은퇴식을 열어주기로 했다.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다. 이 이야기가 언론에 나가면 부담을 가질 것이다. 아파트 입구에 현수막 걸고 그러는 것 아닌가"라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끝으로 이성우는 반드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건 바로 류중일(58) 전 감독과 세리자와 유지(53) 전 1군 배터리 코치(현 SK 코치)를 향한 감사 인사였다. 그는 "류 전 감독님과 세리자와 코치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두 분이 안 계셨다면 지난해 풀 타임으로 뛰지도 못했을 것이다. 기회를 주고 인정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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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성우.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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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이성우. /사진=LG 트윈스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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