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퍼펙트 끈', 사구 하나에 '싹둑'... 문승원, 악몽의 5회 [★인천]

인천=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4.1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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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문승원. /사진=SSG 랜더스 제공
4회까지 호투를 펼쳤다. 퍼펙트 피칭이었다. 수비의 도움까지 받았다. 그런데 그 팽팽했던 끈이 5회 '싹둑' 끊겼다. SSG 랜더스 문승원(32) 이야기다.

문승원은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호투를 펼쳤다. 그런데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SSG가 NC에 0-3으로 졌다.


일단 4회까지 문승원이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12타자를 맞이해 탈삼진 2개-뜬공 7개-땅볼3개를 일궈냈다. 깊숙한 타구를 외야수가 잘 잡기도 했고, 날카로운 타구를 내야진이 걷어내며 땅볼로 만들기도 했다.

문제는 그 사이 타자들이 단 1점도 뽑지 못했다는 점이다. 상대 선발 웨스 파슨스가 사사구 3개를 허용하는 등 흔들리기도 했지만, 타자들이 이를 공략하지 못했다. 문승원이 NC 타선을 압도했다면, 파슨스는 '꾸역꾸역' 막는 모양새. 그렇게 4회까지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졌다.

5회 모든 것이 변했다. 5회초 첫 타자 양의지를 상대한 문승원은 초구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던졌고, 볼이 됐다. 이어 2구째 체진이업을 뿌렸는데 이것이 제대로 가지 않았고, 타자 몸쪽 높이 들어갔다. 그러면서 양의지의 왼쪽 손등을 스치고 지나갔다.


경기 첫 번째 출루 허용이 찝찝하게 이뤄졌다. 다음 애런 알테어를 우익수 뜬공으로 막았으나 노진혁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다. 그 좋았던 제구가 갑자기 말을 듣지 않았다. 포수 이재원이 마운드에 올라 문승원을 다독였지만, 바로 마음을 다스리기 만만치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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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NC 양의지(왼쪽).
다음 강진성에게 다시 볼카운트 2-0으로 밀렸고, 3구째 140km짜리 투심이 가운데로 몰렸다. 강진성이 이를 받아쳐 우중간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경기 첫 번째 피안타가 적시타였다.

끝이 아니었다. 김태군을 상대로는 헛스윙 2개로 볼카운트 0-2로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볼 2개가 들어갔고, 5구째 145km짜리 속구가 다시 한가운데로 향했다. 김태군이 그대로 잡아당겼고,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가 됐다. 스코어 0-3이 되는 순간이었다.

도태훈을 좌익수 뜬공으로, 박민우를 1루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 없이 끝내기는 했다. 이후 6회초와 7회초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결국 7개 이닝 가운데 6개 이닝이 퍼펙트였다. 딱 하나, 5회가 문제가 됐다.

이날 NC 선발 파슨스는 5⅔이닝 3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전체적인 내용이 문승원보다 나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승원보다 22개나 더 던지고도(파슨스 108구-문승원 86구) 더 짧은 이닝에 그쳤다. 그래도 실점 없이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문승원은 더 잘 던졌음에도 패전투수가 됐다.

결국 의도하지 않았던 몸에 맞는 공 하나 때문에 좋았던 흐름이 급전직하했다. 한 번 페이스가 흐트러지자 회복이 쉽지 않았고, 3점을 내준 후에야 이뤄졌다. 문승원으로서는 두고두고 뼈아픈 5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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