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남발→8회 10점차', 왜 SSG는 '야수→투수' 등판 없었을까

대구=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4.2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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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사진=OSEN
선발이 제대로 버티지 못했고, 불펜 투수들마저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그리고 타선마저 철저하게 침묵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 SSG는 야수를 투수로 기용할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SSG는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서 4-14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SSG는 3연승에서 연승 행진을 중단했다. 반면 삼성은 9승 7패가 됐다.


SSG 선발 이건욱(26)은 또 무너졌다. 3⅔이닝 8피안타(3피홈런) 6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부진했다. 4회 이어 올라온 이채호(23)는 2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면서 5회까지 0-10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승부는 삼성 쪽으로 기운 상황. SSG는 7회 1점, 8회 2점을 올리며 따라갔으나 역전은 역부족이었다.

더군다나 8회말 마운드에 오른 강지광(31)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김지찬(20)을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볼을 계속 던졌다. 결국 강지광은 밀어내기 볼넷으로만 3실점했다. 점수는 3-10으로 벌어졌다.

그러자 이날 경기를 중계한 양상문(60) SPOTV 해설위원은 "차라리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고 투수를 외야로 보내는 방법이 있지 않나"라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강지광은 투수 전향 전 외야수로 활약했었다.


야수를 투수로 기용하는 파격은 최근 한화가 보여준 바 있다. 한화는 지난 10일 대전 두산전에서 팀이 1-14로 뒤진 9회 패색이 짙자 야수 강경학(29)과 정진호(33)를 연속 투수로 기용해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롯데 역시 지난 17일 삼성전에서 0-12로 크게 뒤진 7회 1사 1, 2루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야수 추재현(22), 배성근(26), 오윤석(29)을 연속으로 마운드에 올렸었다.

이를 계기로 올 시즌부터 KBO 리그에서도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경기 막판,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한 질문에 김원형(49) 감독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김 감독은 "야수들이 마운드에 오르는 현상은 팀 마다 사정이 있기 때문에 '옳다 그르다'로 논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우리도 0-17(7일 한화전)로 패할 때와 지난 15일 KIA전에서 9회초에 불펜진이 붕괴됐을 때 야수를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었다. 그때 당시엔 불펜 투수들이 던질 여력이 됐고, 마무리 김상수(33)도 한 타자를 상대하기로 계획이 세워져 있었기 때문에 야수의 투수 등판은 볼 수 없었다.

21일 삼성전은 어땠을까. 이날 SSG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투수는 총 13명. 선발 등판한 이건욱과 윌머 폰트(31), 박종훈(30), 문승원(32), 오원석(20)은 선발 자원이었다. 이건욱에 이어 이채호(23), 김택형(25), 강지광은 이미 마운드에 올랐다.

이들은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 중 마무리 김상수를 비롯해 하재훈(31), 이태양(31), 서진용(29), 김태훈(31)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필승조로 속한 이태양, 김태훈은 크게 뒤지고 있을 때 나올 순 없다. 하재훈 역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등판하긴 어렵다. 이 중 서진용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몸을 풀고 있었지만 카드로 활용하기엔 아까운 부분이 있다.

라인업에서 투수로 나올 수 있는 선수는 추신수, 최지훈(24), 김성현(34)까지 3명으로 압축할 수 있다. 최정(34) 및 김강민(39)도 가능하지만 일찍 교체됐다. 선택지는 두 개다. 강지광이 투수 전향 전 외야수를 했기 때문에 추신수와 최지훈 중 한 명이 투수로 나설 수 있다.

하지만 김원형 감독은 끝까지 강지광으로 밀어붙였고, 4실점을 하고 힘겹게 8회를 마쳤다. SSG는 9회 한 점을 만회하고 4-14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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