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공격수’로 거듭난 손흥민, 특별했던 모리뉴와 17개월 동행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21.04.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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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희웅 인턴기자= 축구선수는 감독을 잘 만나야 빛을 발한다. 재능이 있어도 이를 알아주고 극대화해 줄 수 있는 감독과 함께해야 한다. 손흥민에겐 조제 모리뉴 감독이 그런 존재였다.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모리뉴 감독이지만, 손흥민과는 유독 케미가 훌륭했다. 17개월간 서로의 덕을 봤다.

손흥민은 모리뉴 감독을 만나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2015년 여름, 토트넘에 입성한 손흥민은 첫 시즌을 제하곤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2016/2017시즌부터 주전으로 뛰며 거푸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휘하에서도 빼어난 득점력을 선보였다.


포체티노 감독과 호흡도 돋보였지만, 모리뉴 감독과 만난 후 진정한 전성기가 시작됐다. 손흥민이 처음부터 골잡이 역을 맡은 건 아니었다. 모리뉴 감독이 부임한 2019/2020시즌엔 손흥민을 수비적으로 쓴다는 비판이 많았다. 원체 수비를 중시하는 감독이기에 손흥민 역시 활발한 수비 가담을 해야 했다. 과도한 수비로 인해 손흥민의 체력이 떨어지고, 공격 시에 힘을 못 쓴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모리뉴 감독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손흥민이 토트넘의 중심이 됐다.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빠른 발과 마무리 능력을 알아봤고, 그를 팀 주포로 활용했다. 이전까지 최전방에서 득점에 집중하던 해리 케인을 간헐적으로 처진 위치로 보내는 묘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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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공이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사우샘프턴과 맞대결에서 4골을 터뜨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당시 손흥민의 4골은 모두 케인의 발끝에서 나왔다. 케인이 살짝 처진 위치에서 공간으로 뛰는 손흥민을 보고 정확히 볼을 배달했고, 손흥민이 냉정한 마무리로 골망을 갈랐다. 이 패턴은 토트넘의 주요 공격 패턴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에도 손흥민과 케인의 찰떡 호흡은 계속됐다. 이 둘은 올 시즌에만 14골을 합작하면서 크리스 서튼, 앨런 시어러가 보유하고 있던 EPL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 기록을 깼다.

시즌이 지날수록 팀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며 ‘구식전술’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녔고, 메인 공격수인 손흥민의 수비 가담이 너무 잦단 비판도 많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리그 7경기를 남겨둔 현재, 본인의 리그 최다골 기록과 타이를 이뤘고, 2시즌 연속 10-10 달성을 목전에 뒀다. 손흥민의 커리어 전체를 놓고 봐도 어느 때보다 대단한 시즌이었단 건 자명한 사실이다.

현지 다수 매체도 손흥민에게 엄지를 세웠다. 손흥민은 시즌 중 영국 매체가 꼽는 베스트11에 숱하게 이름을 올렸고 선수 순위를 매기는 차트에선 항상 상위권을 휩쓸었다. 지난해 말 영국 ‘BBC’는 지난해 EPL 베스트11을 선정했는데, 손흥민이 당당히 한자리를 꿰찼다. 당시 매체는 “손흥민은 전율을 일으키는 선수다. 환상적인 골을 터뜨리는 능력을 지녔다”라고 극찬했다. 최근까지도 현지의 격찬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비록 모리뉴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불명예 퇴직했지만, 손흥민은 그의 가르침 덕에 성장했다. “어떤 말로도 지금 느끼는 감정을 설명할 수 없다. 당신과 일을 할 수 있어 기뻤다. 함께 보낸 시간에 정말 감사하다”라는 글을 남겼을 만치, 손흥민에게 모리뉴 감독과 함께한 17개월은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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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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