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의 통산 50호 홈런 공을 잡은 팬. /사진=스포니치 캡처(본인 제공) |
일본 매체 스포니치는 27일 오타니의 개인 통산 50호 홈런볼을 잡은 한 팬의 사연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렉이라는 이름의 31세 미국 남성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TD볼파크에서 열린 에인절스-토론토의 경기에서 5회 오타니의 중월 홈런(시즌 3호)을 관중석에서 잡았다.
스포니치는 "팬들이 고개를 들어 타구를 올려다 보자 키 185㎝의 장신 남성이 긴 팔을 뻗어 글러브로 공을 잡았다. 중계 아나운서도 무심코 '멋진 플레이(Great Play)!'라며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남성이 그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인물이라는 점이다. 매체는 "미국에선 야구장 스탠드로 날아온 공을 잡는 사람을 '볼 호크(Ball Hawk·매처럼 공을 낚아챈다는 뜻)'라 부른다"며 "그렉이 잡은 야구 공은 통산 3640개에 달한다. '볼 호크'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역대 4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
매체에 따르면 공을 잡은 뒤 10분 후 그렉에게 친구로부터 '통산 50호'라는 메시지가 왔고, 에인절스 직원이 나타나 "나중에 클럽하우스에 오면 오타니가 사인을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약속대로 경기 후 오타니가 기념구에 사인을 해 전해줬으나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렉은 "코로나가 없는 2년 전이었다면 만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 했다.
뉴욕 맨해튼 출신의 그렉은 16~17세 때부터 '볼 호크'를 취미로 삼아 미국 전역의 여러 구장을 다녔다.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학원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는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는 것은 익숙하다. 타구의 방향을 읽은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총 3640개의 야구공 가운데 상당수는 경기 전 타격 훈련에서 얻었다는 그렉은 "스즈키 이치로(48·은퇴)의 타격 훈련에서도 3개의 공을 잡았다"며 "연습 타격 때는 50~60개가 날아오지만 실제 홈런 공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매체는 "(그렉이) 사전에 선수의 타격 방향을 분석하고 낙하 지점을 예측한다. 지금까지 44개 구장을 찾아 공을 잡은 경험이 이번 오타니의 타구에도 활용됐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