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좀 걸리면 어때' 울산 홍명보호, 한걸음씩 전진한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21.04.2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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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시즌 초반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이 고비를 넘기면 팀이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명보(52) 감독이 울산 현대 지휘봉을 잡은 후 남긴 말이다.


울산은 다른 팀보다 2021시즌을 일찍 시작했다.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지난 2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했다. 클럽월드컵에 나서기 전 경남 통영에서 약 3주가량 손발을 맞춘 게 전부였다. 선수 파악, 컨디션 점검, 가용한 자원들의 능력을 극대화할 전술을 짜느라 바빴다. 완전체가 아닌 상황에서 국제 대회에 나섰다. 소중한 경험이었고, 꽤 짭짤한 수익도 챙겼다. 귀국 후 코호트 격리에 따른 제한적인 훈련을 소화하며 예년과 달리 빠듯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우려를 딛고 울산은 K리그1에서 상쾌한 출발을 했다. 강원FC와 개막전을 5-0 승리로 장식하며 내리 3연승을 달렸다. 이후 포항 스틸러스, 제주 유나이티드와 연달아 무승부에 그쳤고 대구FC에 1-2로 일격을 당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다시 힘을 냈다. 성남FC, FC서울, 수원FC를 누르고 또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전북 현대와 2강 구도를 형성했다. 홍명보 감독 체제의 울산이 일찌감치 안정을 찾으며 세 시즌 연속 우승 경쟁이 불꽃 튀길 것으로 전망했다.

잘 나가던 울산이 제동걸린 건 4월 18일 수원 삼성 원정이다. 영건들에게 일격을 당하며 0-3으로 무너졌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최다 실점, 최다 점수 차 패배였다. 현직 국가대표들이 포진돼있었기 때문에 충격은 배로 다가왔다. 이후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전북과 0-0,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18개의 압도적인 슈팅(유효슈팅 9개)에도 불구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3경기 무승. 선두 전북과 승점은 6점 차다. 12라운드에서 전북이 강원과 비겼다. 울산이 인천에 승점 3점을 챙겼다면 4점으로 좁힐 수 있었던 만큼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울산은 전북과 최근 두 시즌 연속 트로피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했다. 결정적 순간 무너지며 고배를 마셨다. 전례를 봤을 때 현재 승점 6점은 꽤 큰 점수 차로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부족했던 준비 시간과 전문 골잡이 부재, 이청용의 부상, 아시아쿼터를 써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꽤 선전하고 있다.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

울산의 고민은 최전방이다. 국가대표 조현우가 버티고 있는 골문, 홍철-불투이스-김기희-김태환으로 이어진 포백은 대표팀이나 마찬가지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신형민과 원두재, 2선에는 윤빛가람, 이청용, 이동준, 김인성, 이동경, 고명진, 바코 등 호화 멤버다. 김민준, 강윤구 등 U-22 카드도 쏠쏠하다.

물론 최전방은 고민이다. 김지현과 힌터제어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12경기에서 16골로 전북(24골)에 이어 팀 득점 2위다. 이동준(4골), 김인성(4골), 김민준(3골), 윤빛가람(2골), 바코, 김기희, 불투이스(이상 1골) 등 2선과 후방 자원들만 골 맛을 봤다. 홍명보 감독도 바로 이 점을 지적했다. 지난 시즌 K리그1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거머쥐었던 골무원 주니오(창춘 야타이)가 워낙 잘해줬기 때문에 웬만한 공격수가 성에 찰 수 없다. 그러나 공격수들이 이 정도로 침묵을 지킬 줄은 상상도 못했다. 홍명보 감독 부임 첫 고비이자 해결해야 할 숙제다.

홍명보 감독은 김지현을 신뢰했다. “골이 안 들어가면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본인이다. 충분히 능력은 있다. 조금 더 내려놓고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곧 터질 것”이라고 힘을 실어주면서, “힌터제어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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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5월 1일 광주FC와 홈경기를 시작으로 한 달에 8경기(K리그1 7경기, FA컵 16강)를 치른다. 안팎에서 김지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힌터제어가 계속 안 터질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유심히 지켜보며 대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희소식은 이청용이 러닝을 시작했고, 5월 초 복귀를 앞두고 있다. 공격에 다양성을 더할 수 있다. 아시아쿼터인 측면 수비수 데이비슨은 6월에 계약이 끝난다. 수준급 자원이 가세하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인 면은 홍명보 감독은 부임 후 선수들이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어느 정도 떨쳐냈다. 차분히 한걸음씩 전진하며 최후에 웃겠다는 의지다.

전북에 대한 트라우마도 어느 정도 떨쳐냈다. 홍명보 감독은 “전북과 첫 경기는 우리가 준비했던 대로 잘 됐다. 경기를 하면서 흔들릴 수 있는데, 멘탈적으로 잘 잡았다. 무득점 외에는 큰 불만이 없었다. 앞으로 맞대결도 남았고, 그 전에 조직력을 다지고 상대, 상황에 맞는 전략과 선수 기용을 하겠다. 차분히 더 나은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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