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뒤 2군 가는' 롯데 슈퍼루키 무력시위, 2G 만에 첫 안타→첫 타점

부산=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5.14 05:11
  • 글자크기조절
image
나승엽./사진=롯데 자이언츠
지명 직후부터 화제였던 롯데 슈퍼루키 나승엽(19). 데뷔 첫 1군 나들이는 사흘 시한부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이틀 동안 보여준 것은 많다.

나승엽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서 7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데뷔 첫 멀티 히트와 타점까지 올리며 팀의 5-4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해 고교 최대어로 꼽혔던 나승엽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으나 롯데의 적극적인 구애에 마음을 돌려 거인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는 5억원이라는 거액을 안기며 반갑게 맞이했다.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 담금질에 나섰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롯데 신인 중 유일하게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무사히 완주 끝에 시범경기에서도 선을 보였다. 나승엽은 6경기 타율 0.308(13타수 4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2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허문회(49) 감독은 나승엽을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기량 상장을 하고 돌아오길 원했다. 퓨처스리그 17경기에 나와 타율 0.224, 1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기약이 없었던 1군 무대. 30경기를 치르고 갑작스럽게 구단에 변화가 생겼다. 허문회 감독이 경질되고 래리 서튼(51) 퓨처스 감독이 1군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이다.


나승엽에게는 호재였다. 서튼 감독은 2군 상동구장에서 나승엽의 타격 재능을 익히 알아봤다. 그리고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던 사이였다. 그랬던 서튼 감독이 1군으로 올라갔고, 나승엽도 곧 부름을 받았다.

지난 12일 마침내 1군 무대에 진입했다. 바로 선발로 나섰다. 7번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슈퍼루키는 슈퍼루키였다. 첫 타석이었던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나승엽은 SSG 선발 박종훈(30)을 상대로 3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내야 안타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수비에서는 실책도 범했다. 1-6으로 끌려가던 8회 SSG 선두타자 정현(27)이 친 평범한 파울플라이를 잡아내지 못해 첫 실책을 경험했다.

그리고 둘째날이었던 13일. 더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3-4로 뒤진 6회말 2사 2루서 SSG 선발 윌머 폰트(31)를 상대로 데뷔 첫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첫 타점을 올린 순간이기도 하다. 나승엽의 안타로 롯데는 4-4 동점을 만들었다. 8회에는 SSG 필승조 이태양(31)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결승득점까지 기록하며 팀의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나승엽은 14일 부산 KT전을 소화한 후 다시 2군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서튼 감독이 나승엽을 불러올릴 때 정한 방침이다. 그는 "어린 선수가 처음으로 1군 올라오면 긴장을 느끼고 불안해 한다. 그러면 선수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좋은 활약을 하지 못할 것이다"면서 "1군에 올려서 못했다는 이유로 2군으로 내린다면 선수에게 부정적이 영향이 올 수 있다. 중압감이 작용할 것이다. 3일 동안 재미있게 하라고 했다. 한 번 1군 맛을 봤으니 다시 올라오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것이다"고 사흘 시한부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나승엽은 지난 이틀 동안 '1군 체질'이라는 무력 시위를 펼쳤다. 2경기 타율 0.375(8타수 3안타) 1타점, OPS 0.750을 기록했다.

경기 후 나승엽은 "제가 감독님 마음을 한번 바꿔 보겠습니다. 내일(14일)은 후회 없이 야구를 해보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하지만 이내 "그렇다고 2군 내려간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 침착하게 야구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정확성도 더 늘려야 할 것 같다"고 의젓함도 보였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