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심판진이 밝힌 '역대급' 대환장 끝내기 "3루심이 계속 아웃콜" [★비하인드]

인천=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5.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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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류지현(오른쪽에서 두 번째) LG 감독이 끝내기 상황에 대해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
21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 LG-SSG전.

LG가 2-4로 뒤진 채 맞이한 9회초. '클로저' 서진용을 상대로 1사 1루서 이천웅이 극적 동점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후속 김현수가 역전 우중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5-4로 경기가 뒤집혔다.


이어진 9회말. LG는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다. 그러나 1사 후 흔들렸다. 로맥과 추신수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뒤 한유섬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박성한이 6구째 밀어내기 볼넷에 성공, 5-5 원점이 됐다. 계속된 1사 만루 기회.

후속 이재원의 3루 강습 타구를 LG 3루수 문보경이 넘어지면서 낚아챈 뒤 3루 베이스를 밟았다. 이때 이용혁 3루심은 페어를 선언한 뒤 아웃 팔동작까지 취했다. 문보경이 3루를 밟으면서 2루주자 한유섬이 아웃된 것을 알린 것이다.

이후 대혼돈의 상황이 벌어졌다. 공을 쥔 문보경이 홈을 향해 뛰어간 뒤 추신수를 협살로 몰았다. 이 과정에서 이용혁 3루심은 오른팔을 흔들며 계속 아웃 콜을 날렸다. 문보경으로부터 공을 건네받은 포수 유강남은 3루 베이스까지 왔다. 그런데 이 순간. 이미 아웃이 된 '유령 주자' 한유섬이 3루를 밟은 채 서 있었다. 사실 이 전에 유강남이 추신수를 태그 했다면 3아웃으로 쉽게 이닝이 끝나는 일.


그런데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졌다. 순간적으로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것일까. 이미 죽은 '유령 주자' 한유섬이 2루로 귀루하자, 유강남이 그를 좇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용혁 3루심은 2루로 도망가는 한유섬을 가리킨 뒤 재차 2차례 아웃 콜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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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포수 유강남(왼쪽)이 3루 베이스로 향하는 순간, 추신수(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이미 아웃이 선언된 한유섬(오른쪽)이 3루를 동시에 밟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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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포수 유강남(왼쪽에서 두 번째)이 이미 아웃이 선언된 2루 주자 한유섬(오른쪽)을 태그 아웃시키려 하고 있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이용혁(오른쪽에서 두 번째) 3루심. /사진=뉴시스
이때 3루 주자 추신수가 다시 홈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한유섬을 좇던 유강남은 갑자기 멈춰선 뒤 3루에 있던 손호영에게 공을 던졌다. 이 순간, 추신수가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 홈을 밟았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여기서 손호영이 유강남으로부터 공을 건네받은 뒤 홈으로 뿌렸다면 추신수를 아웃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끝내 던지는 동작만 취했을 뿐, 홈으로 뿌리지 못했고 결국 패하고 말았다. 공식 기록은 손호영의 끝내기 실책. LG 팬들로서는 뒷목을 잡고 환장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양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홈 팀의 끝내기 승리를 기뻐하기라도 하듯 경기장 조명이 갑자기 꺼졌다. 류지현 LG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과 이야기를 나눴으나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양 팀 팬들은 각자의 결과를 안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럼 9회말 도대체 어떤 상황이 벌어졌던 것일까. 이날 1루심을 봤던 강광회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 팀장을 통해 정확한 상황과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강 팀장은 경기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저희 심판진은 (문보경이) 3루를 밟은 걸 정확히 봤다. 그래서 3루심이 한유섬은 아웃이라는 콜을 했다. 이어진 플레이서 3루심이 몇 차례 계속 아웃 콜을 했다. 그걸 (수비하는 LG 선수들이) 봤다면 정상적으로 플레이를 했어야 하는데 본헤드성 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용혁 3루심은 긴박했던 그 순간에도, 아웃이라는 것을 계속 콜로 알리면서 자신의 책무를 다한 것이었다. 류 감독과 나눈 대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항의라기보다는 아쉬우니까 나와서 말씀하셨던 것 같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계속해서 강 팀장은 "일단 심판은 정확히 아웃 콜을 했다. 저희는 말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콜로 한다"면서 한유섬이 2루로 되돌아 간 행위에 대해서는 "그것까지 저희가 관여할 수는 없다. 심판이 (2루로 가는 아웃된 한유섬한테) '주자 나가!'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선수들끼리 알아서 하는 거다. 주자의 기만도, 심판의 콜 미스도 아니다. 심판은 명확하게 콜을 했다. 한유섬이 뒤로 가든지 말든지 아웃된 선수라 아무 상관이 없는 상황에서 (수비 측은) 무시하고 정상적인 플레이를 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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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패배 후 아쉬워하는 LG 선수단.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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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승리 후 기뻐하는 SSG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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