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용진이 형, 내일 선발 투수한테 직접 문자... 이런 구단주가 다 있다 [★인천]

인천=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5.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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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 /사진=뉴스1
정용진 구단주(53) : "정용진입니다. 내일 선발이죠? 상대 투수 신경쓰지 말고 잘 던지세요."

SSG 투수 오원석(20) : '응??? 아니겠지. 사칭이겠지.'


답장을 안 하고 그냥 잔 오원석.

다음날 아침. 경기장서 만난 '선배' 추신수(39) : "(오)원석아. 구단주 님이 오늘 잘 던지라며 응원하시더라."

정신이 번쩍 든 오원석 : "헉. 어제 그 카톡이 진짜였구나. (바로 답장) 구단주님 감사합니다."


그저 한 팀의 평범한 스무 살 선수일 지도 모르는데, 선발 일정까지 살뜰히 챙기는 구단주가 있다. 바로 SSG 랜더스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SSG가 쾌조의 5연승을 내달렸다. 23일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LG와 홈 경기에서 8-0 완승을 거뒀다. SSG는 23승 17패를 올리며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켰다.

SSG 선발은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2년차 투수' 오원석. 그는 6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7번째 선발 등판 만에 거둔 값진 선발승이었다.

이날 던진 101구는 그의 최다 투구수 기록(종전 4월 28일 인천 KT전 97구)이었다. 경기 후 김원형 감독이 "자신감 있는 피칭으로 6이닝 동안 잘 던져줬다"고 칭찬할 정도로 볼에 힘이 있었다. 특히 상대 선발이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앤드류 수아레즈(29)였기에, 그 의미가 더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마주한 그는 "감독님께서 항상 자신있게 던지라고 말씀하신다.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한다"면서 "신인왕 욕심은 없다. 잘 던지다 보면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오원석은 전날(22일) 밤, 정용진 구단주로부터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개인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오원석은 "어제 메시지가 왔길래, 처음엔 뭐지? 했다. 프로필 사진도 없이 '정용진입니다'라고만 왔다. 구단주님께서 왜 나한테 연락을 하실까. 긴가민가 했다. 뭔가 사칭 같았다. 그래서 답장을 안 하고 잤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아침에 (추)신수 선배가 '그 메시지가 구단주님이 보낸 게 맞다. 원석이한테 좋은 이야기만 해줘라'고 하더라. 신수 형 폰을 보니 어제 제가 봤던 그 프로필과 똑같은 것이었다. 그제야 진짜 구단주님이라는 걸 알았다. 되게 감사했다. 바로 답장을 드렸다"고 전했다.

그럼 정 구단주가 보낸 메시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던 걸까. 오원석이 밝힌 바에 따르면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상대 투수를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 나이도 어리고 하니, 자신의 공을 믿고 자신 있게 던지세요.'

KBO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와 맞붙는 어린 투수를 향한 염려와 동시에 무언가 힘을 주고 싶었던 것일까. 구단주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메시지를 받은 오원석은 다음날 최고의 피칭을 펼친 뒤 "구단주님. 이렇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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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역투하는 SSG 오원석.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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