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욱, '도박장 개설' 인정 "김형인 가담했다 발 빼"[종합]

서울남부지법=한해선 기자 / 입력 : 2021.05.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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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도박장 개설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김형인, 최재욱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를 받는 코미디언 최재욱이 공동 개설자 A씨에게 3000만원을 받고 도박장 운영을 했다고 인정했다. 최재욱은 김형인이 당초 A씨와 자신까지 세 명이서 게임장을 운영하려고 했지만 결혼 계획을 밝히며 발을 뺐다고 했다. 김형인은 해당 도박장에 세 번 정도 방문해 불법 도박 게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박성규 부장판사)는 31일 불법 도박장 개설 및 도박 혐의를 받는 김형인과 도박장소 개설 혐의를 받는 최재욱에 대한 5차 공판을 열었다.


김형인과 최재욱은 2018년 1월 말부터 2월 말 사이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한 뒤 포커와 비슷한 홀덤으로 수천만원의 도박을 주선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김형인은 직접 불법 도박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형인은 보드 게임방을 개업한다는 최재욱에게 1500만원을 빌려줬지만, 이후 게임방이 불법 도박장으로 변질됐고 A씨가 최재욱과의 갈등으로 자신을 운영 가담자로 엮어 공갈,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김형인과 최재욱은 최재욱의 중학교 동창 A씨에 대해 두 사람이 얽힌 불법 도박장의 실소유주라며 A씨를 맞고소했다. A씨가 수사 중이라며 진술을 거부하자, 김형인과 최재욱은 A씨의 말에 신빙성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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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도박장 개설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최재욱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날 최재욱이 증인신문을 했다. 김형인과 최재욱의 변호인은 "지난 번에 증인으로 나왔던 A씨가 고소를 당해 2중, 3중 형사 입건에 대해 법적으로 다투고 있다고 한다"며 "A씨가 진술을 거부해왔고, 현재 최재욱의 진술이 A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재욱은 신문에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판사는 이를 인정했다.

검사는 "증인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도박장을 운영한 사실이 있냐"고 물었고, 최재욱은 "예, (그런 적이) 있다"며 "2018년 1월에서 2월까지 운영했다"고 말했다. 도박장 개설 이유에 대해선 "수입 목적이었다"며 "2018년 1월 당시엔 직업이 없었다. 2017년에는 직업이 있었다. 2017년 7~8월까지 치킨집 매니저로 있었다"고 했다. 도박장 개설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했냐 묻자 최재욱은 "잘 모르겠다"고 했고, 도박장 개설 자금을 묻는 질문엔 증언을 거부했다.

검사가 2018년 1월 최재욱이 A씨에게 3000만원을 송금받은 사실이 있는지 묻자 "예"라며 "도박장 투자 목적으로 돈을 송금 받았다"고 했다. 최재욱이 도박장에 투자한 금액으로는 "일정부분 소액 투자했다. 100만원 안쪽으로 투자했다"고 했다.

최재욱은 A씨에게 받은 금액을 사용한 곳으로 "3000만원을 입금 받고 300만원은 (도박장) 운영에 필요한 집기 들을 샀다. 나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2700만원의 사용처로 그는 "개인적인 채무가 있어서 몇 백 만원을 거기에 쓰고 나머지는 (도박장) 운영에 썼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 최재욱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00만원 정도 (도박장) 운영에는 사용했다. 그때 돈을 빌려주고 떼인 후 도망간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정확히 얘길 못한다. 기억하고는 있지만 장부에 적어놓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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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도박장 개설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김형인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최재욱은 "김형인과 보드게임방을 차리려고 했다. 당시 돈이 부족해서 김형인에게 1000만원을 받고 임대차 보증금을 송금했다"며 "김형인이 같이 보드게임방을 운영한 건 아니고 단순히 투자금만 빌렸다"고 했다. 최재욱은 A씨와 김형인에게 거듭 돈을 빌린 이유로 "불법 도박을 하는 과정에서 게임머니 3000만원이 필요했다. 돈이 없어서 김형인에게 투자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손님들이 쓸 게임머니 3000만원이 필요했다"고 했다.

최재욱은 사실상 투자금 없이 A씨와 불법도박장을 운영했던 것. 그는 불법 도박장에서 서빙과 관리 일을 맡았다고 했다. 최재욱은 "게임장을 열어놓기만 했을 뿐 손님이 방문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수익금 분배에 대해선 증언을 거부했다. 도박장 장부 정리는 최재욱과 A씨가 같이 했다고 했으며 수익금 관리 역시 두 사람이 같이 했다고 말했다.

도박장 월세 납부 80만원은 최재욱이 납부하기로 했지만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최재욱이 한 두 번만 월세를 납부하고 도박장을 정리했다고. 최재욱은 "수익은 처음 약정대로 반씩 나눴다"며 "(김형인은) 도박장에 3~4번 정도 방문했다. (김형인이) 게임장에 와서 홀덤 게임을 했다"고 말했다. 최재욱은 김형인의 도박 비용에 대해 증언을 거부했다.

증거로 장부가 공개됐고, 지출 목록 중 '형인 10'이라고 기재됐다. 최재욱은 "김형인에게 게임머니로 10만원을 줬고, 동그라미 표시는 10만원을 회수한 것"이라고 했다. 장부에는 또 '딜 비'로 달러, 벙커 등이 기재돼 있었지만 그는 "3년 정도 지난 거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액수를 봐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이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최재욱은 앞서 "김형인과 도박장 수익금 배분 관련해 얘기가 됐던 것은 맞지만, 김형인이 갑자기 마음을 바꿔서 도박장 운영에서 빠진 것이다. 김형인이 결혼을 한다고 하면서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재욱은 "맨 처음에 셋이 만나서 얘기했는데 김형인이 뒤통수를 치고 A씨와 도박장을 운영했다. 당초에 김형인이 도박장을 같이 운영하기로 얘기했다. 이후 결혼 기사가 난 후에 김형인이 내 전화를 안 받았다. 이후에 전화가 돼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A씨가 최재욱에게 3000만원을 보낸 후 김형인은 도박장 개설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밝혔다고.

최재욱은 "사실 원래는 보드게임방을 하려고 했는데, 인테리어가 안 돼 있어서 공간이 놀길래 월세도 부담이 돼서 2018년에 A씨를 만나서 투자금을 받고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최재욱은 김형인을 공범으로 밝힌 이유로 "당시 내가 당황하기도 했고 김형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돈을 받기 위한 과정에서 김형인과 사이가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최재욱은 "A씨에게 김형인이 도박장 운영과 상관이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A씨가 돈을 못 받고 분이 안 풀려서 화풀이 하는 것이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거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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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형인, 최재욱 /사진=스타뉴스


최재욱, 김형인의 변호인은 "A씨에게 최재욱이 시달리다 보니 최재욱 역시 김형인에게 악감정을 갖게 된 것"이라고 했다. 최재욱은 "A씨가 나와 가족을 심하게 압박해서 힘들었다"며 "대부분의 내용은 A씨가 다 알고 있었는데 상황이 안 좋아지니까 그렇게 나온 거다"라고 말했다.

판사는 "처음에는 도박장 수익금을 A씨 40%, 증인 30%, 김형인 30% 나누기로 했던 게 맞냐"고 물었고 최재욱은 "맞다"고 답했다.

해당 도박장의 종업원이 추가 증인으로 섰다. 종업원은 "(도박장에서) 커피 서빙과 A씨의 일(장부 작성)을 옆에서 도와줬다"며 "거기서 A씨를 만났을 때 A씨는 장부 정리를 하고 있었다. A씨가 거기서 모든 돈 관리를 하고 있었다. A씨와는 원래 안면이 있었는데 거기(도박장)에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변호사가 제출한 A씨의 진정서에서 A씨는 "강제로 두 달간 일을 시켰는데 돈 한 푼 주지 않았고, 24시간 이상 골방에 갇혀서 일을 했다"고 작성했다. 최재욱, 김형인의 변호인은 "A씨가 도박장에 있을 때 최재욱의 협박성이 있었냐" 물었고 종업원은 "그럴 수가 없다. 모든 돈 관리를 A씨가 했다"고 밝혔다. 종업원은 "A씨가 '할머니 유산을 자기가 투자를 해서 (도박장을) 운영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형인을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종업원은 "김형인은 지인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도박장에선 김형인과 대화를 한 적이 없다. 김형인은 혼자 (도박장에) 왔다. 김형인은 도박장 장부 관리와 운영에 개입한 적이 없다. 최재욱과 A씨가 도박장 오픈을 했다"고 말했다. 장부의 지출 목록 중 '형인 10'은 도박장에서 김형인에게 서비스 게임칩을 준 내역이었다.

김형인이 도박장에 몇 번 왔는지 묻자 종업원은 "세 번 정도 왔다. 혼자만 왔다"고 했다. 최재훈과 A씨의 수익 분배에 대해선 "A씨가 투자한 금액만 뺀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재판 후 최재욱과 김형인의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A씨는 현재 공갈 협박 혐의로 기소돼서 재판을 앞둔 상태"라며 "김형인의 도박장 개설 혐의는 무죄임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결심 공판은 7월 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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