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빼꼼' 양의지, 김태형 "들어와!"... 옛정 어디 안 가지 [★창원]

창원=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6.02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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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시상식 '최고의 선수상'을 받았던 양의지(오른쪽)와 시상자로 나선 김태형 감독.
"야, 들어와."

김태형(54) 두산 베어스 감독이 옛 제자이자 상대팀 핵심 선수인 NC 다이노스 양의지(34)와 마주쳤다. 인터뷰 도중 양의지가 '빼꼼' 얼굴을 내밀었고, 김태형 감독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3년째 적으로 만나고 있지만, 옛정은 어디 가지 않는 법이다.


두산은 1일 창원NC파크에서 NC와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를 치렀다.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감독이 취재진과 만났다.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도중 갑자기 김태형 감독이 "야, 들어와. 빨리 앉아"라고 웃으며 말했다.

호출을 받은 주인공은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인터뷰실로 들어오지는 않고 여전히 밖에서 고개만 내민 상태로 엉거주춤 서있었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김태형 감독의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마침 '박정수를 선발로 쓰기로 한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간 상태였다. 김태형 감독은 2군으로 내려간 유희관(35)을 대신해 박정수(25)를 선발로 내겠다고 밝힌 상태. 박정수는 FA 이용찬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했다. 5월 28일 지명됐고, 5월 29일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에게 "(양)의지야, (박)정수 왜 선발로 쓰는지 묻는데 박정수 어떤 투수냐"고 양의지에게 물었다. 그러자 양의지는 "팔색조입니다. 팔색조"라고 답하며 웃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박정수의 공을 받았던 양의지에게 상대 팀 수장이 질문을 한 상황. 그 질문에 또 양의지는 유쾌하게 답했다.

기본적으로 김태형 감독과 양의지의 인연은 깊다. 양의지는 2010년부터 두산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고, 2018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다. 김태형 감독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두산의 2군 배터리 코치였고, 2015년에는 두산 감독으로 부임했다.

김태형 감독 부임 후 두산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5~2018년 4년간 양의지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2015년과 2016년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품었다. 양의지는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 MVP였다.

2019년부터는 적으로 만나고 있다. 2018시즌 후 김태형 감독이야 당연히 양의지가 남기를 바랐지만, 현실은 달랐다. 두산과 NC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하기도 했다. 결과는 NC의 우승이었다. 양의지는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에 등극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과 양의지의 '사제의 정'은 여전히 끈끈했다. 인터뷰실로 양의지가 얼굴을 내민 것부터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김태형 감독도 곧바로 "들어와"를 외쳤다. 박정수에 대한 것도 물었다. 충분히 파악이 끝났고, 그렇기에 선발로 쓴다. 그럼에도 양의지를 끌어들였다. 양의지 또한 깔끔하게 받았다.

이날 경기는 두산이 4-3의 승리를 거뒀다. 접전 끝에 따낸 재역전승이었다. 양의지도 4번 지명타자로 나서 1안타를 쳤다. 이제 시리즈 2차전이 열린다. 이제 2차전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김태형 감독과 양의지의 '사제 대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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