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전준우의 남다른 리더십... 롯데의 '5강', 꿈 아니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6.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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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잠실 두산전 4회말 송구 실책을 범한 추재현(오른쪽)을 격려하고 있는 전준우.
"특별히 조언을 해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35)가 온몸으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세세하게 조언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란다. 프로니까 알아서 해야 한다는 주문. 대신 자신이 선봉에 선다. '솔선수범'을 말했다.


전준우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투런 홈런 포함 4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2루타 2개와 홈런, 안타가 차례로 나왔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를 쳤다면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도 가능했으나 삼진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그래도 올 시즌 두 번째 4안타 경기였다.

전준우의 활약 속에 롯데는 9-1의 대승을 거뒀다. 기선 제압 성공. 8위 자리도 유지했다. 같은 날 KIA가 패하면서 승차가 1.5경기로 늘었다. 7위 두산과 격차는 5.5경기다. 최하위로 처졌었지만,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중심에 전준우가 있다.


경기 전에는 훈훈한 소식도 있었다. 상동의 2군 선수단에 커피차를 쐈다. 상대적으로 외딴 곳에서 외롭고 훈련과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단비 같은 음료를 제공한 것이다. 경기에서 좋은 활약까지 펼치면서 기쁨이 두 배가 됐다.

경기 후 전준우를 만났다. 커피차 이야기를 했더니 "후배들이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커피를 먹기 쉽지 않다. 덥기도 하니까 시원하게 한 잔 하라고 보냈다. 또 사겠다"며 쿨하게 말했다. 별것 아니라는 모습. 그래도 "오늘처럼 칠 수 있다면 매일도 살 수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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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잠실 두산전 5회초 투런 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롯데 전준우.
올 시즌 전준우는 67경기에서 타율 0.329, 4홈런 43타점, OPS 0.870을 치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0.452에 달한다. 규정타석 기준으로 팀 내 타율 2위, 홈런 공동 4위, 타점 2위, OPS 2위다. 그야말로 팀 내 최상위 타자. 주전다운 활약이다.

동시에 팀 내에서 최고참급이다. 야수 중에는 이대호(39)에 이어 두 번째다. 투수를 합쳐도 전준우 위에는 노경은(37) 1명이 전부다. 게다가 팀 내 주장. 베테랑으로서 팀을 잘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부담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준우는 자신만의 리더십이 있었다. "결국 야구는 개인이 하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하라고 말을 하는 것보다,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후배들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따라오고, 못 따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생각한다. 여기 1군에 30명 가까이 있다. 모두 프로다. 선수들 개개인이 책임의식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먼저 솔선수범 하려고 한다. 이야기를 세세히 해주는 것보다 지켜보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분위기를 항상 밝고 만들고자 한다. 우리 팀에 좀 처져 있기는 했다. 아직 5위와 승차가 있다. 선수들이 더 집중해서 승차를 줄여야 한다. 그러면 5강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을 두루두루, 세세하게 챙기는 유형은 아니다. 대신 묵묵히 자기 할일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리더다. 선수들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기본적으로 좋은 선수가 많은 롯데다. 캡틴 전준우의 모습이 가장 확실한 교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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