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기합까지' 이승진 혼신의 투구... 딱 한 명, 한동희에 당했다 [★승부처]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6.2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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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잠실 롯데전에서 기합까지 넣어가며 혼신의 투구를 선보인 두산 이승진. 한동희에게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롯데 자이언츠 '차세대 거포' 한동희(22)가 팀의 2연승을 만드는 귀중한 홈런을 쏘아 올렸다. 두산 베어스 이승진(26)도 최선의 공을 뿌렸다. 강렬한 기합까지 넣었다. 그러나 한동희가 더 강했다.

한동희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과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9회초 3-3에서 4-3로 앞서는 좌월 솔로 홈런을 작렬시켰다. 결승포였고, 롯데가 이겼다.


첫 세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였다. 그러나 네 번째 타석에서 모든 것을 바꿨다. 볼카운트 1-0에서 2구를 잡아당겨 좌월 비거리 123.5m짜리 큼지막한 홈런을 쐈다. 이 홈런으로 롯데가 3-2의 승리를 거뒀고, 전날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마운드에는 이승진이 있었다. 6월 들어 평균자책점 13.50으로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안이 없었다. 이날 박치국이 부상으로 빠졌고, 불펜이 헐거워졌다. 홍건희가 있지만, 24일 36구로 2이닝을 먹었음을 감안하면 이틀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나아가 이기고 있을 때 낼 필요도 있었다.

결국 2-2 상황에서 김태형 감독이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가 이승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이승진은 8회 올라와 1피안타 무실점으로 8회초를 막았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한동희에게 일격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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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잠실 두산전 9회초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린 한동희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
초구 볼이었고, 2구째 147km짜리 속구를 뿌렸다. '악!' 하는 기합과 함께 안간힘을 다해 던졌다. 이것이 몸쪽 조금 높게 들어갔다. 코스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한동희의 반응이 더 좋았다. 그대로 받아쳤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경기 후 한동희는 "속구만 생각했고, 앞에서 휘두른다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전날 패배로 승률 5할이 무너진 상황이었다. 이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고, 이승진은 일단 실점 없이 지킨 후 타자들에게 맡겨야 했다. 그만큼 간절했다. 공도 좋았다. 140km 중후반의 속구를 잇달아 뿌리며 롯데 타선을 잡아냈다.

딱 한 명, 한동희를 놓쳤다. 한동희에게 홈런을 맞은 후 추재현-신용수-딕슨 마차도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이 1점이 승부를 갈랐다. 두산의 패배였다.

롯데 입장에서는 천금 그 이상의 대포가 터졌다. 전날 3안타 2타점에 호수비까지 선보였던 한동희다. 이날은 썩 좋지 않았다. 2회 2사 1루에서 파울플라이에 그쳤고, 4회초에는 1,2루에서 직선타로 물러났다. 6회초에도 1사 1루에서 뜬공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9회초 모든 것을 바꿨다. 시원한 솔로포를 터뜨렸고, 팀에 승리를 안겼다. 벤치는 그야말로 열광 그 자체였다. 롯데의 2연승이었다.두산이나 롯데나 이겨야 할 이유라면 차고 넘쳤다. 간절함과 간절함의 격돌. 그리고 롯데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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