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릴 때 무슨 생각하셨어요?" 바람의 손자는 아버지에게 질문이 많아졌다

고척=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7.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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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사진=OSEN
1998년생 이정후(23·키움)는 어느덧 프로 5년차가 됐다. 나이로만 보면 24세 청년이지만 팀 내에서는 절대 어리지 않다. 적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1군에 자리잡은 만큼 이정후 역시 '선배'의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누구보다 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바로 아버지 이종범(51) LG 코치다. 올해는 부자간의 통화가 더욱 길어졌다.

이정후는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폭발하며 팀의 6-5 역전승을 견인했다. 완전히 살아났다.


최근 4경기 동안 부침이 있었다. 생각보다 무안타 행진도 길어졌다.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그리고 지난 29일 경기서 4경기 21타석, 18타수만에 안타를 때려냈었다. 다행히 슬럼프는 길지 않았다. 바로 연속 경기 안타를 만들어내며 분위기 반전을 이뤘다.

어느덧 프로 5년차. 그리고 팀의 주축 선수가 됐다. 막내티도 벗었다. 이제는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까지 왔다. 자신을 보고 배울 후배들을 위해 성숙함은 필수요소가 됐다. 그렇게 이정후도 철이 들었다.

하지만 이정후도 사람인지라 투정을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지난해만 해도 이정후 곁에는 김하성(26·샌디에이고)이 있었다. 김하성 옆에 붙어 다니며 조언과 격려를 얻곤 했다. 힘들 때 위로를 해준 사람이 김하성이었기 때문이다. 친형처럼 따랐던 김하성은 이제 옆에 없다. 그래서 이정후는 홀로 일어서야만 했다.


이정후는 "사실 (김)하성 형이 있을 때는 안 맞을 때 티도 내고 그랬다"며 "그런데 올해는 형도 없고 내가 중심타자니까 티내지 말고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조금 더 성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라인업을 봤을 때 어린 신인들이 많이 올라왔다. (송)우현이도 풀타임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그런 후배들에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은 모습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김하성의 빈자리를 메워줄 사람이 등장했다. 바로 아버지 이종범 코치다.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코치와 대화를 통해 멘털을 다잡는다고.

이정후는 "아버지와 자주 대화를 나눈다. 지난 4년과 비교해봐도 올해 아버지와 가장 대화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멘탈과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한다. 방망이가 잘 안 맞을 때 아버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이겨냈는지, 또 팀 성적이 안 풀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을 물어봤다"고 소개했다.

타격 부진이 길어졌다고 해서 크게 초조해하지는 않았다. 올라올 타자는 언젠가 올라오는 것일까. 이정후는 "작년까지만 해도 (타격감이) 안 좋을 땐 계속 파고드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그런게 많이 없어졌다"면서 "시즌 치르다보면 타격에는 사이클이 온다. 지난 주말 KIA 홈 3연전부터 안 좋아지는 거 같았는데, 부진이나 슬럼프가 아닌 일시적인 상대성에 대한 부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 환경이 달라지면 좋아질 거라 생각했다"며 한 단계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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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7 대회에 출전한 이정후(왼쪽)와 이종범 코치./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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