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루키 김휘집. |
키움은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원정 경기서 15-5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최근 2연패에서 탈출했고, KT의 9연승을 저지했다.
이날 경기서는 타선의 활약이 돋보였다. 무려 4방이 터졌다. 홈런으로만 무려 10득점을 쓸어담았다.
홈런으로 기록도 세웠다. 팀 사이클링 홈런이다. 시작은 2회였다. 박동원의 3점홈런과 김휘집의 만루홈런이 연거푸 터졌다. 그리고 6회 박동원의 투런홈런에 이어 송우현이 솔로홈런으로 백투백 아치를 그렸다. 이렇게 키움의 창단 첫 사이클링 홈런이 완성됐다. KBO리그 역대 23번째 기록이다. 팀 사이클링 홈런은 지난해 8월 19일 SK(현 SSG)가 인천에서 한화를 상대로 기록한 바 있다.
무엇보다 신인 김휘집의 홈런이 가장 의미가 있었다. 9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휘집은 팀이 2-2로 맞선 3회초 1사 만루에서 2020 신인왕에 빛나는 KT 선발 소형준의 8구째 140km 투심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랜드슬램이다. 자신의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한 것이다.
신일고를 졸업한 김휘집은 2021년 2차 1라운드 9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신인 내야수다. 지난달 15일 콜업돼 꾸준한 출전 기회를 받으며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데뷔 첫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건 KBO리그 역대 19번째다. 2018년 10월 4일 KIA 유재신이 문학 SK전에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나왔다.
경기 후 만난 김휘집은 "KT가 연승이라 분위기가 좋았는데, 큰 점수차 벌릴 수 있게 내 홈런이 도움이 돼 행복하고 기분 좋다"고 활짝 웃은 뒤 "야구 인생 최초 만루포다. 맞았을 때 홈런임을 직감했다"고 전했다.
안타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그는 "연습경기에서는 쳐봤는데, 퓨처스리그에서도 하나도 못 쳤기 때문에 이날 홈런이 데뷔 첫 홈런이다. 느낌이 달랐다. 그라운드를 돌면서 '드디어 쳤구나'는 생각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행복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홍원기 감독은 김휘집의 성격에 대해 "애늙은이 같다. 신인 때 농담을 주고받으며 이야기하는 걸 봤는데, 나이답지 않게 진중한 모습을 봤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야구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지만, 김휘집은 좀 더 남다르지 않나, 그렇게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 고척 KIA전 4-4로 맞선 9회말 무사 1루 승부처에서 집념의 스리번트를 해낸 바 있다. 볼카운트 2-2로 몰렸지만 끝까지 키움 벤치는 번트 작전을 고수했다. 김휘집은 침착하게 작전을 이행했다. 서건창의 볼넷 출루로 만들어진 1사 1, 2루에서 김혜성이 끝내기를 쳐 승리를 가져왔다. 침착하게 자신의 몫을 해낸 김휘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그리고 이날에는 대포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평소 신중한 성격을 갖고 있는 김휘집은 자신의 성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야구할 때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김)하성이 형처럼 과감한 스타일을 원하는데 진중한 성격이다보니 너무 완벽하게 플레이를 끝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답이 나온 뒤 취재진이 2회말 황재균의 타구를 건진 뒤 1루 송구가 원바운드 돼 많이 놀랐겠다고 하자 눈이 반짝였다. 김휘집은 "던지고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전병우 선배가 잘 잡아줘서 너무 감사하다. 잡기 쉬운 타구가 아니었을 텐데 잘 잡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벤치에서도 고맙다고 이야기했다"며 "기사에 꼭 실어달라. 고마움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그 송구가 빠졌다면 홈런도 못 쳤을 것이다"며 거듭 감사함을 전했다.
3회초 1사 만루에서 키움 김휘집이 만루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무관심 세리머리를 펼치고 있다. |
방송 인터뷰를 마친 키움 김휘집(왼쪽)이 김병휘의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