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민·정은원 탈락이 논란? 숫자만 따지면 기술위는 왜 있나

고척=한동훈 기자 / 입력 : 2021.07.18 05:14
  • 글자크기조절
image
한화 강재민(위), 정은원.
한화 이글스 구원투수 강재민(24)과 2루수 정은원(21)의 대표팀 탈락이 논란이다. 구원투수 평균자책점 1위와 2루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1위인 선수가 선택을 받지 못했으니 팬들은 아쉬울 만하다. 하지만 숫자만 보고 선발한다면 기술위원회 존재 의미가 없다.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구원투수 한현희(키움)와 2루수 박민우(NC)의 대체선수로 마무리 오승환(삼성)과 좌완 신인 김진욱(롯데)을 발탁했다. 대형 야구 커뮤니티 중 한 곳인 '엠엘비파크'에 강재민과 정은원으로 검색하면 7월 15일 이후 250건에 달하는 게시물이 분류된다. 한화 선수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한화 패싱론'부터 시작해서 김경문 감독을 향한 원성이 자자하다.


강재민과 정은원이 소수정예 24인 최종 엔트리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인지는 냉정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 팀에 필요한 선수는 김경문 감독은 물론 코칭스태프와 기술위원회가 여러 상황과 조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먼저 투수진을 살펴보면 11명으로 구성됐다. 전문 구원투수는 오승환, 조상우, 고우석 3명이다. 전문 선발요원은 원태인, 박세웅 정도다. 나머지 6명 최원준, 고영표, 김민우, 차우찬, 이의리, 김진욱은 스윙맨으로 쓰임새가 다양하다.

선수 구성에서 대표팀의 의중이 살짝 엿보인다. 이번 대표팀에는 과거 류현진, 김광현 같은 한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질 검증된 에이스가 없다. 선발 한 명에게 한 경기를 길게 맡기기보다는 2~3이닝씩 잘라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1이닝 구원은 리그 정상급 마무리 3인이 책임진다.


이렇게 보면 강재민은 자리가 없다. 강재민은 34경기 2승 무패 8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03의 발군의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다. 그러나 2~3이닝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1이닝 전문 카드로서는 오승환, 조상우, 고우석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 평균자책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최종엔트리 발표일인 6월 16일 기준 KT 배제성(3.77)이 한화 김민우(4.04)보다 낮았으나 태극마크는 배제성이 아닌 김민우가 달았다.

정은원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내야진은 유격수 오지환 김혜성, 2루수 최주환, 3루수 황재균 허경민, 1루수 강백호 오재일이 뽑혔다. 김혜성과 허경민이 내야 멀티 자원이기 때문에 정은원이 경합할 포지션은 '주전 2루수' 뿐이다. 경쟁 상대는 최주환이다. 타선에서 정은원의 강점은 출루율과 정교한 타격, 작전 수행 능력 등이다. 이는 허경민, 이정후, 박해민, 김혜성 등과 역할이 겹친다. 일발 장타력을 갖춘 최주환이 조합상 유리하다.

김경문 감독은 이와 관련해 선수들을 배려하며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강재민 투수나 정은원 선수 좋은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상처를 입었을 텐데 감독이 또 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다시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오승환은 정신적 지주 역할을 기대하며 불렀다. 김 감독은 "지금 한국 야구가 어렵다. 역시 맏형이 와서 어려움 속에서 후배들을 잘 다독여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김진욱에 대해서는 "선발로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중간에서는 내용이 좋았다. 최근 한국 야구에 좌완이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이의리, 김진욱을 빨리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