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이영하. |
이영하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퓨처스리그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의 좋은 피칭을 선보였고, 승리투수가 됐다.
퓨처스경기였지만, 양 팀 1군 주전들이 대거 나선 경기였다. 최정, 제이미 로맥, 한유섬 등 강타선을 잘 제어했다. 최고 시속 149km의 강속구에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호투를 펼쳤다.
경기 전 정재훈 투수코치는 "(이)영하가 전반기 마지막에 구위나 자신감 등이 올라오면서 좋아졌다. 후반기에도 이 페이스를 이어서 갈 수 있을 것 같다. 컨디션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영하가 정재훈 코치의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제 후반기를 바라본다. 일단 두산은 삼성과 첫 시리즈 선발부터 고민이다. 미란다-로켓-최원준이 다 어려운 탓이다. 로켓은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했으나 아직 투구수를 맞추지 못했다. 미란다 역시 자가격리의 여파로 아직 몸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 최원준도 바로 마운드에 서기는 시간이 촉박하다.
10일 첫 경기 선발은 이영하가 유력하다. 현재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이기도 하다. 3일 경기를 뛰었으니 6일을 푹 쉬고 10일 나서면 날짜도 충분하다.
3일 잠실 SSG전에서 호투를 펼친 두산 이영하. /사진=김동영 기자 |
이영하는 3일 경기 후 "사실 시즌 초반에는 멘탈과 신체 모두 100%가 아니었다.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고, 2군에 한 번 내려가서 휴식을 잘 취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도 깨끗해졌다. 야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구속도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한다. 아직 엄청 좋았을 때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살아야 팀도 산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정확히는 팀이 안 좋은 이유 중에 내가 있다. 스스로도 알고 있다. 내가 만족할 수 있게 던져야 한다. 지금 7등이지만, 다시 올라가고 싶다. 후반기 계속 이겨서 10승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스스로에게 심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 29경기 163⅓이닝,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를 찍으며 '토종 에이스'로 올라선 이영하다. 이후 부침을 겪었다. 이제 자존심을 되찾을 때다.
이영하는 "주변에서 '5~6년 전 일이 아니다. 불과 2년 전이다'고 한다. 돌아보면 바로 있는 과거고, 잠깐 안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라고 한다. 진짜 그 말처럼 겨우 2년 전이다.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먹으면 잘될 것이다. 이제 멘탈도, 몸 상태도 괜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