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페레즈, 한화 내·외야 '확' 바꾼다... 일단 SS로 보여줬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8.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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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내야 수비로 애를 먹었던 한화 이글스가 하루 만에 '확' 변했다. 중심에 안정된 '키스톤'이 있었다. 유격수 에르난 페레즈(30)와 정은원(21)이 철통이었다. 결과적으로 '멀티'가 가능한 페레즈의 가치를 확인한 경기가 됐다. 다양한 쓰임새가 있는 선수다.

한화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전에서 3-1의 승리를 거뒀다. 선발 라이언 카펜터의 7이닝 무실점 호투가 빛났고, 타선에서는 최재훈과 페레즈의 적시타가 나왔다.


진짜 중요한 부분은 수비다. 전날 두산전에서 한화는 수비가 붕괴됐다. 실책 2개, 실책성 플레이 2개 등 내외야가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경기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공개적으로 수비에 불만을 드러냈다.

21일 경기는 변화를 줬다. 내야에 김태연(3루수)-페레즈(유격수)-정은원(2루수)-이성곤(1루수)이 출전했고, 외야는 최인호(좌익수)-이동훈(중견수)-장운호(우익수)가 배치됐다. 전날 지명타자였던 페레즈가 글러브를 꼈고, 우익수로 출전했던 장지승이 지명타자로 나갔다.

이 선택이 통했다. 특히 페레즈-정은원이 좋았다. 2루수 정은원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다. 리그 2루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위인 선수. 2000년생이지만, 이미 프로 4년차이며 현재 리그 최정상급 2루수다. 이날도 우측 빗맞은 타구를 전력으로 따라가 잡아내는 모습이 나왔고, 페레즈와 호흡도 일품이었다.


이날 처음 유격수로 나선 페레즈도 좋았다. 경쾌한 몸놀림을 보였다. 안정된 수비력이었고, 까다로운 타구도 병살로 연결하는 능력을 보였다. 19일 삼성전에 3루수로 나서 실책을 한 차례 범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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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
유격수가 처음도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60경기(선발 35경기)에 나섰고, 마이너리그에서는 420경기(선발 410경기)에 출전했다. 빅 리그에서는 2루수와 3루수로 가장 많이 나섰지만, 마이너에서는 커리어의 절반이 유격수였다. 이 능력이 발휘됐다.

기본적으로 한화의 주전 유격수는 하주석이다. 발목과 햄스트링이 좋지 못해 최근 2경기를 뛰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은 "매일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회복해서 돌아오면 다시 정은원과 키스톤으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그러면 3루수 페레즈-유격수 하주석-2루수 정은원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 김태연을 계속 3루로 쓴다면 외야로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만약 하주석이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하더라도 페레즈-정은원 듀오가 이미 보여준 것이 있기에 기대가 된다.

더 길게 보면, 3루 자리는 골절상으로 빠진 '거포' 노시환이 언젠가는 돌아온다. 이에 따라 페레즈가 외야로 나가면 외야가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우익수로 101경기(60선발)-중견수로 29경기(18선발)를 소화했다. 총 741⅔이닝에서 실책 단 4개다.

여러모로 페레즈의 쓰임새가 좋다. 수베로 감독도 "향후 경기에서 내외야 모두 활용할 계획이다"고 이미 밝혔다. 아직 공격은 아쉬움이 있지만, 어차피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페레즈의 활약이 잔여 시즌 한화의 성적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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