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상태 다르다는 것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인정하니 터졌다, 반등 신호탄 [★고척]

고척=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9.0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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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3회 1사 만루서 홈런을 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5)가 한 방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모처럼 나온 그랜드슬램이라 뜻깊었다. 반등의 신호탄이 될 만한 아치였다.

키움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홈경기에서 9-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51승1무49패를 마크, SSG의 4연승을 저지했다.


이날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가 해결사였다. 팀이 2-0으로 앞선 4회말 그랜드슬램(시즌 13호)을 폭발시키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15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12호 홈런을 터뜨린 뒤 20일 만에 홈런을 추가했다. 지난해 6월 25일 잠실 LG전 이후 436일 만에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6번째 그랜드슬램이다.

KBO리그를 대표하던 거포 박병호는 지난 시즌부터 부진했다. 2020시즌 타율이 0.223에 그쳤다. 자연스럽게 에이징커브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올 시즌에도 이날 경기 전까지 77경기에서 타율 0.211에 그치고 있었다. 후반기 들어서는 17경기 타율 0.130까지 떨어지며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계속된 부진에 박병호는 주장 완장까지 반납하며 반등을 위한 몸부림을 쳤다.


박병호가 부진하자 키움의 타선도 가라앉았다. 키움은 최근 6경기에서 단 9득점에 그쳤다. 좀처럼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는 탓에 박병호의 부담감은 더욱 커져갔다.

박병호는 "작년부터 올 시즌까지 성적이 안 좋았고, 에이징 커브라는 소리도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포기하지 않는 것, 잘해야 하는 것이었다. 단 한 번도 자포자기한 적은 없다. 계속 노력했다. 타순도 변동이 됐지만 그것 또한 받아들이려고 했다"며 "물론 노력에 비해 성적이 안 좋아 실망감이 드는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다음 날이 되면 최선을 다하려고 했고, 지금도 그런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현재 자신의 몸 상태가 전성기 때와는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박병호는 "변화를 위해 여러가지를 해 봤다. 2015년, 홈런을 많이 쳤을 때(53홈런)와 몸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래서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거나, 뭐가 달라졌는지 보고 따라하려고 했다. 현재 내 몸 상태에 맞게 타격해야 하는 게 맞다라는 결론이 났다. 기술보다 그런 마음가짐부터 바꾸려고 시간이 걸린 건 사실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주장 완장을 내려놓게 된 데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병호는 "선수들과 관계는 좋았지만경기를 못하고 있고, 공격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주장직을 내려놓으면 어떨까 생각을 했었다. 주장 임무를 끝까지 이행하지 못한 미안함도 있었지만 코칭스태프가 이해를 해주셨다"며 "빠른 결정으로 어린 주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4일 현재 5위에 올라있다. 남은 경기는 43경기다. 5강 경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박병호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 타자들이 힘을 못 써서 진 경기가 많았다. 1점이라는 소중함을 더 가지고 임해야 할 거 같다"며 "전광판에 나와있는 기록이 계속 보이지만 신경 쓰지 않고, 매 경기 새 마음으로 리셋하면서 상황에 맞게 타격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 다하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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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3회 1사 만루에서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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